4·3, 5월의 광주, 그리고 미얀마
4·3, 5월의 광주, 그리고 미얀마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1.03.21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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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사태가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달 1일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현지 사망자는 200명을 훌쩍 넘어섰다. 또 2000명 이상이 불법 투옥됐다고 한다.

치알 신(19)은 ‘다 잘 될 거야’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쿠데타 항의 시위에 참여했다가 변을 당한 후 군부에 의해 무덤마저 파헤쳐졌다. 세 아이의 엄마와 15살 어린이도 군경의 총격에 사망했다.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그리고 제주4·3과 너무나 닮아있다.

기자는 1985년에 태어났다. 4·3과 광주 민주화 운동을 교과서와 소설, 그리고 영화로 배웠다. 직접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근·현대사의 비극을 가끔씩 상상 속에 투영해본다.

‘4·3 당시에 살았었다면 부당한 공권력에 저항했을까’,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대학생이었다면 나도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에 나섰을까. 아니면 두려움에 침묵했을까.’

그래서 미얀마 소식에 눈과 귀가 향한다. 상상 속에서 그려왔던 4·3과 광주 민주화 운동이 ‘현재’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얀마 사태에 대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정말 남일 같지 않다.

아직 답을 찾진 못했지만 다행히 제주에서도 미얀마 군부를 향한 규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역시 제주에 거주하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도정 차원의 지원과 연대를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4·3의 비극에 수많은 국가들이 공감하고 있다. 또 광주 민주화 운동의 실상이 외국인 기자에 의해 전 세계에 보도됐고, 위안부 소녀상도 세계 각지에 세워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경을 초월한 평화와 인권을 위한 연대의 수혜자다. 대한민국 국민이자 제주도민으로서 미얀마 사태에 더욱 큰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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