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간 지하수 오염원인 방치, 더 이상 안 된다
중산간 지하수 오염원인 방치, 더 이상 안 된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03.10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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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중산간지역은 투수성이 좋은 지질 구조가 발달돼 지하수의 주된 함양지역이다. 동시에 오염원에도 취약한 한계를 갖는다.

그런데 중산간 지역에 개인하수처리시설이 급증했지만,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을 아예 가동하지 않거나 수질기준을 초과한 오수를 그대로 방류하다 적발되는 경우도 여럿이다.

생활하수가 그대로 지하로 스며들어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 오염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도내 개인하수처리시설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제주시 5859곳과 서귀포시 4167곳 등 모두 1만92곳에 이르고 있다. 2012년에 6628곳(제주시 4631, 서귀포시 1997)에서 8년 만에 52% 급증했다. 한동안 제주를 휩쓴 건축 붐을 타고 공공하수관로가 없는 중산간 등에 건물이 급격하게 들어섰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개인하수처리시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방치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50t 미만 시설 9974곳 가운데 36%에 불과한 3568곳에 대해서만 점검이 이뤄졌다. 64%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방류수 수질검사 결과 34곳이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개인하수처리시설 전원이 차단되거나 스위치가 꺼져 있는 등 사실상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아 개선명령 및 계도를 받은 사례도 224건에 달했다.

이에 앞서 2018년 28건, 2019년 70건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 등 수질기준 초과 사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개인하수처리시설로 인한 지하수 오염 위험은 2019년 제주연구원의 연구조사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연구진이 개인하수처리시설이 밀집된 제주시 애월읍과 조천읍의 15곳을 현장 점검한 결과 대부분이 관리 부실이었다.

수질검사 결과 10개소 중 7개소가 기준을 초과했다. 더욱이 방류수 수질검사 결과에서 농도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중산간 지역의 오염이 현실로 대두되고 있고, 향후 더 큰 오염이 예고되고 있는데도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관리의 사각지대를 방치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충원을 통해 해결할 것인지, 지역별로 전담업체를 선정해 관리할 것인지 특단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사용자들의 관리 능력 제고 방안을 모색하고 제주의 현실에 맞게 설치 기준을 재점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제주의 중산간이 오염지역이 되지 않도록 관리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지하수를 지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고민한다면 도의회도 흔쾌히 응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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