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 이상기후, 기후재난의 ‘전조’다
제주지방 이상기후, 기후재난의 ‘전조’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03.0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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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은 혹한과 갑작스러운 폭설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고 교통대란으로 많은 사람이 불편을 겪었다. 그러다가 기온이 20도를 상회하면서 반팔 옷을 입을 정도로 날씨가 초여름처럼 후덥지근하기도 했다. 한겨울에 ‘강추위와 고온’이 번갈아 나타났다는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겨울(2020년 12월~2021년 2월)은 평균기온 변동 폭이 3.9도로 1961년 이후 역대 3번째로 컸다.

‘북극 한파’라는 말도 나왔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기온이 상승하고, 이를 막아줄 제트기류가 약화되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그대로 제주도까지 남하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런 극단적인 기후 현상은 모두 인간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지구 환경이 악화되고 이상기후로 인한 극심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게 된 것이다.

최근 기상 관련 보도가 나올 때마다 ‘기상 관측 이래’ 처음이니 몇 번째이니 하는 이변(異變) 사례가 넘친다. 지난해 2020년은 이상기후가 빈번하게 나타난 한 해였다.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따뜻했던 1월과 겨울철’이었고, 여름 장마는 역대 ‘가장 빨리 시작돼 가장 길게 이어진 해’로 기록됐다.

사실 2020년 제주도 겨울철(2019년 12월~2020년 2월)은 기상청 측후로 1961년 이후 기온이 가장 높았다.

여름 날씨도 변화무쌍했다. 지난해 여름 장마는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28일까지 49일(평년 32일)째 이어지며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장마기간 강수일수는 29.5일로 역대 1위다. 

또 태풍도 23개가 발생해 이 중 4개(제5호 장미, 제8호 바비, 제9호 마이삭, 제10호 하이선)가 8~9월 초까지 제주도에 직간접적 영향을 줬다.

이런 기상이변 사례를 보면서 확인하는 사항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제주의 모습이다. 물론 해양성 기후와 대륙성 기후 영향을 동시에 받는 탓으로 일부 돌릴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가 기후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지속가능한 기후변화 대응과 실천을 위한 제주특별자치도의 역량 강화가 절실하다. 

농업 부문에서는 기후변화 대체작물 발굴이 시급하다. 이 모든 것에는 비용 상승이 따른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기후변화 대응 예산은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예산 증액과 함께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 했던 슈퍼 태풍이나 폭염·홍수·폭설 등에 대비해 기존 방재 매뉴얼에 대한 전면 재정비가 필요하다. 

최근 제주지방의 이상기후는 기후재난의 전조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허투루 듣지 말아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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