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후 첫 점심은 집에서 끓여먹은 라면이에요.”
지난 2일 새 학기 시작 후 듣게 된 도내 한 고등학생의 힘없는 목소리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원격수업을 듣는 이 학생의 가장 큰 걱정은 ‘오늘 밥은 어떻게 하지’였다.
대학 진학이나 졸업 후 취업에 대한 고민 등이 아닌 끼니 걱정을 하고 있는 고등학생의 하소연을 들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지난해와 달리 3월 정상 개학은 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개학 후 일부 과대학교에서 밀집도 3분의 2 조치에 따라 여전히 원격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등교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급식실에서 급식을 먹고 있지만 집에서 원격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집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
개학 후 각 학교의 각 반에서 담임교사들은 원격수업 시 급식 희망학생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수요조사를 마치기 전까지 원격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알아서 밥을 챙겨 먹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실시했던 원격수업 시 ‘제주산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 사업’ 등 급식 지원마저도 아직 지원되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은 내달부터 원격수업 시 급식 희망학생을 대상으로 각 학교에서 급식 등을 지원할 계획이지만 원격수업 때마다 아이들의 밥을 걱정하는 맞벌이부부 등 일부 학부모들은 “개학에 맞춰 좀 더 일찍 준비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흔히 ‘언제 밥 한번 먹자’,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것’, ‘한국인은 밥심’ 등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밥’은 대한민국 사람들과 뗄 레야 뗄 수 없는 것이다.
학생들이 밥을 굶고 다니는 급식 사각지대가 없도록 도교육청의 신속한 지원이 절실하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