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를 앞두고 지역정가의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박원철‧홍명환 의원은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제2공항 찬성 입장 당론을 발표하자 “도와 도의회는 공정한 조사를 위해 노력해야 할 심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오영희 도의회 원내대표는 “선출직 공직자인 도의원은 도민사회의 갈등 현안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자세로 구체적 입장을 밝혀야 할 선수”라고 맞받았다.
제2공항 여론조사에서 정치권은 심판일까, 선수일까.
국민의힘이 찬성을 미는, 즉 선수로 뛰는 것은 강정 해군기지에 이어 제주를 두 동강 내는 갈등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사회적 합의정신에 위배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심판(Referee)은 어떤가. 민주당 일부 의원이 지역구나 정치적 소신‧신념에 따라 뚜렷한 찬반 입장이란 점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공정한 심판이 되기에 태생적 한계가 아닐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여론조사란 게임방식 자체인지도 모른다.
제주 최대 갈등현안을 일도양단의 조사 한방으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도의회 특위의 노력을 십분 이해하더라도-너무 순진한 발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셈법과 출구전략, 도민들의 개발 피로감을 이용한 꼼수라는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두 진영이 여론조사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할지 의문이란 목소리도 크다.
확실한 건 내년 지방선거에서 도민들이 대표선수들을 심판한다는 점이다. 이번 여론조사 추진과정의 진정성과 향후 수용성, 갈등 해소효과 등은 선수 선발의 중요 기준이 될 것이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