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문제는 경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문제는 경제!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02.0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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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귀환 제주경영자총협회 회장

지난해 1월 국내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처음 발생하고서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지난 1년여 동안 가정과 회사, 학교 등에서 당연시 여겨지던 일상이 사라지고 우리의 삶 전체가 달라졌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된 듯하다.

수년간 하락세와 성장세를 반복하던 제주 경제도 코로나19를 비켜가지는 못 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경제성장률은 -3.0% 내외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사태였던 1998년 이후 2018년(-0.9)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라고 하니 제주 경제가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은 셈이다.

하지만 올해 지역경제가 지난해처럼 코로나19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지난해 제주 경제가 고용유지지원금과 재난지원금 등으로 간신히 유지됐다면 올해는 행정과 민간 모두가 모든 역량을 집중해 지역경제 활력 회복에 나서야 할 때이다. 침체된 지역경제를 더 이상 손 놓고 바라봐서는 안 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올해 제주 경제가 3%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백신과 치료제의 효과 변수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지자체와 민간이 힘을 합쳐 경제 반등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중소기업육성기금, 지역농어촌진흥기금, 관광진흥기금 등 3대 정책기금의 신속한 지원, 이자율 인하, 상환유예, 지원 기준 완화, 지급 절차 간소화 등의 제도개선에 나서기로 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도정의 올해 최우선 과제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산업 육성과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이다. 제주도는 제주형 뉴딜과 연계한 청정·스마트 아일랜드 추진, 드론·빅데이터·바이오 등을 활용한 신산업 육성, 지식산업센터 등 신산업 기반 조성 등을 통해 신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사업의 경제적 혜택이 지역 내 기업과 경제주체들에게 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세밀한 관리가 뒤따라야 하고, 제주 경제체질을 바꿀 수 있는 마중물이 반드시 돼야 한다.

지난 몇 년간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급격한 경영환경 악화에 더해 기업의 경영활동을 제약하는 법안들이 입법화되면서 기업 투자가 위축되는 등 민간 부문의 경제 활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지역경제의 회복을 위해서는 기업환경을 개선하고 투자 분위기를 높이는 정책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민간 경제주체들의 창의와 혁신을 촉진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 세제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 노동조합법 개정 등으로 근로자 권리가 강화되는 것에 맞춰 노동시장 경직성 해소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기업들도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근로자 보호와 투자 확대, 사회적 책임, 준법경영에 더욱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함께 지역의 숙원사업이자 제주를 한 단계 성장시킬 핵심 인프라인 제2공항 건설과 신항만 건설 등 대형 국책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이들 사업은 제주 경제의 규모를 키우고 고용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른 지자체들이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지역주민이 하나가 돼 공항 추진에 나서는 것과 달리 제주는 여전히 갈등 상황이 진행 중이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신공항특별법을 통해 사업 추진을 앞당기려는 가덕도 신공항 등에 건설 우선순위가 밀려 수십년간 지역 최대 숙원사업이었던 제2공항 추진이 좌절된다면 경제 재도약과 관광산업의 회복은 한낱 꿈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올해는 제주 경제가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인지, 이대로 좌절할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를 승리하게 만든 슬로건은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다른 모든 문제보다 경제가 최우선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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