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큐베이터 없어서 아기 울음소리 잃으면 어쩌나
인큐베이터 없어서 아기 울음소리 잃으면 어쩌나
  • 정용기 기자
  • 승인 2021.01.31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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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출산 위험이 발생했지만 여유 인큐베이터가 없다.”

지난달 27일 ‘쌍둥이 임신부 신생아 중환자실 없어 부산행’이라는 제목으로 마감한 기사를 취재하면서 복수의 의료업계 관계자에게 들은 말은 이런 일이 흔치 않다는 것이었다.

임신 26주차에 아기가 태어난다면 그 아기는 초미숙아다.

몸무게는 800g 정도다.

산모도, 뱃속에 있던 쌍둥이의 생명도 위험한 상태인 것이다.

병원에 남은 인큐베이터가 없어 제주도에서 300㎞ 떨어진 부산대학교병원으로 헬기 이송된 37세 산모의 심정을 감히 헤아릴 수 있을까.

제주에서 태어난 아기들이 제주에서 치료 받지 못하는 상황은 결국 의료 인프라의 문제다.

현재 도내 종합병원 2곳에서 14개의 인큐베이터가 운영되고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이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신생아의 경우 기저질환, 산소포화도, 호흡기 등 들여다 볼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이 과정에서 중환자실 입원, 인큐베이터 치료도 필요한 경우가 적지 않다.

오죽했으면 개인병원 산부인과에서 도저히 치료가 어려운 신생아가 나오면 “무작정 종합병원으로 밀고 들어가서 살려야 한다”고 외치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를 종합병원 책임으로만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인큐베이터는 1대 운영비만 연간 수 억원에 달한다. 또 전문성을 갖춘 의사, 간호사가 여러 명 달라 붙어야 24시간 신생아 중환자 치료가 정상적으로 가능하다.

제주에서 부산까지 가야했던 37세 26주차 쌍둥이 임신부의 이야기는 그저 운이 없어 발생한 단순 일화가 아니다.

보건당국은 제주의 신생아 의료 인프라가 없어 울음소리를 잃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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