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화폐 ‘탐나는전’이 조기 안착하려면
제주화폐 ‘탐나는전’이 조기 안착하려면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01.0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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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형 지역화폐 ‘탐나는전’의 조기 안착에 적신호가 켜졌다. 발행 초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 하는데다 예상치 못 했던 장애물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극심한 침체에 빠진 제주 경제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기대했던 소상공인들에게 실망감을 주고 있다.

발행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현재의 상황이 고착화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늦기 전에 도민사회에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무엇보다 제주화폐 조기 정착의 최대 관건으로 꼽히는 가맹점 모집이 부진하다. 제주도는 지난해 말까지 탐나는전 가맹점 3만4000곳을 모집하기로 했으나 목표 대비 41% 수준인 1만4000여 곳에 머물고 있다. 판매액이 60억원 정도인 상황에서 탐나는전 구매자 사이에서 “쓸 곳이 별로 없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발행 초기 사용처가 한정돼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게 되면 결국 도민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할인 혜택을 부여해도 쓰기 편해야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시대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제주도는 탐나는전 발행이 본격화하는 올해 1500억원어치를 조기 발행해 빠른 정착을 유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도의회에서 탐나는전 구매 시 10% 할인을 지원하기 위한 도비 30억원(국비 120억원) 중 20억원을 삭감해 발행 규모가 50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제주도는 올해 추경을 통해 당초 계획한 규모대로 발행할 예정이지만, 도의회의 이 같은 제동은 일단 탐나는전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

탐나는전이 발행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러나 주위를 보면 탐나는전에 대해 막연히 알고 있는 도민이 예상외로 많다. 탐나는전 구매를 통해 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골목상권은 매출 증대를 꾀할 수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도민들이 고사 직전의 제주경제 살리기에 함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홍보가 미흡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탐나는전이 도민사회에서 자연스럽게 회자될 때 제주화폐의 연착륙 역시 가능하다.

먼저 지역화폐를 도입한 다른 지역에서는 체계적인 연구·분석 등 지역화폐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꾸준하게 고민하고 보완해 나가고 있다. 할인 혜택뿐 아니라 이벤트 마련, 접근성 강화, 온라인 쇼핑몰 운영, 배달 서비스 추가, 코로나19 지역상권 살리기 방안으로 적극 활용 등 ….

후발 주자인 제주가 초반의 우려를 털고 탐나는전의 연착륙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뉴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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