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육도 '평가 혁신'...코로나 '학습 복지'도 방점"
"제주교육도 '평가 혁신'...코로나 '학습 복지'도 방점"
  • 정용기 기자
  • 승인 2021.01.04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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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대담]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최근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이 2021년 신년 대담에서 제주교육 운영 방향 전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창덕 기자 kko@jejuilbo.net
최근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이 2021년 신년 대담에서 제주교육 운영 방향 전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창덕 기자 kko@jejuilbo.net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2021년 신축년 새해를 맞아 가진 본지와의 신년 대담에서 “수능 경향에 맞춘 ‘한 개의 질문에 한 개의 정답을 요구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존중할 수 있는 ‘평가혁신’이 대한민국의 교육 제1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에 이 교육감은 대입 체제 등 평가를 혁신할 수 있고 생각을 꺼내는 교육인 IB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여파로 빚어지는 학력 격차 해소를 위해 원격수업 지원 강화와 방과 후 프로그램을 보완하는 등 ‘학습 복지’에 방점을 찍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의회 교육위원회 대안으로 통과된 ‘제주학생인권조례’를 통해 학생 인권과 교권이 조화를 이루며 함께 존중 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제학교 관리·감독권 강화를 위해 제주특별법 개정 등의 검토 필요성도 피력했다.

이번 대담은 코로나19 겨울철 확산세 및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을 고려해 서면으로 진행됐다.
 
▲재선 임기 중반을 넘었다.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핵심 과제는.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을 실현하겠다고 약속드렸다. 대한민국 교육 제1의 과제는 ‘평가혁신’이다.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 존중해야 한다. 4차 산업 혁명 등의 미래 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수능 경향에 맞춘 ‘한 개의 질문에 한 개의 정답만을 요구하는 교육’에서 이것이 충족되기 어렵다. 대입 체제 등 평가를 혁신해야 ‘아이 한 명, 한 명을 존중하는 교육’이 실현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대입 체제를 변화시키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IB교육 프로그램’을 전국 최초 한국어로 도입했다. IB교육 프로그램은 ‘생각을 꺼내는 교육’, ‘한 개의 질문에 백 개의 생각을 존중하는 교육’을 한다. IB는 수능에 영향을 받지 않는, 100% 수시로 대입을 준비하는 읍면고등학교인 표선고등학교부터 시작한다. 새해에는 표선지역 초‧중학교로 확대한다. 이것이 마중물이 돼 IB가 대한민국 대입 정책을 혁신하는 모형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원격 수업과 학력 격차 해소 방안은. 
‘학습복지’를 확대하며 교육 격차를 해소하겠다. 쌍방향 원격수업 확대에도 주력한다. 구체적으로는 ‘원격수업지원위원회’ 및 ‘원격수업 지원단’을 구성, 운영한다. 교사들이 원격수업에서 역량을 잘 발휘하도록 ‘원격수업 교원 역량 강화 연수’도 실시한다. 쌍방향 원격수업 확대를 위해 원격수업 인프라를 확충하고, 공공플랫폼을 안정적으로 지원한다. 경남교육청이 미래교육지원 플랫폼인 ‘아이톡톡’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을 학교에서도 활용하도록 지원할 것이다. 기초‧기본 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 방과 후 프로그램을 통해 학력을 보충하도록 하겠다. 원격 수업 중에도 기초‧기본 학력 지도가 필요하면, 학생을 대면해 지도하겠다. 등교 중지 학생을 위한 학습 지원 대책도 시행하겠다.
 
▲IB학교 교육 추진 계획과 방향은.
올해에 표선고가 IB인증학교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한다. 중요한 건 교사의 역량이다. IB교사 연수 등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제주 교사들은 전국에서 가장 뛰어나다. 교사들이 연수를 바탕으로 역량을 쌓아 앞으로 IB 학교를 잘 만들어갈 것이다. 표선고는 새해 입학생이 2학년이 되는 2022년부터 IB를 본격 시행한다. 표선중과 표선초, 토산초는 새해부터 IB를 시행한다.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 추가 지정은 학교의 여건이 갖춰져야 가능하다. 학교에서 IB를 할 준비가 된다면 IB학교로 추가 지정할 수 있다.  

▲고교 무상교육 분담금을 두고 도의회-도교육청 입장 차이가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사안이든 논의 과정에서 의견이 다르게 나오기 마련이다. 중요한 건, 고교 무상교육 예산은 법정 부담금이다. 도청 부담비율 12%가 타 지역에 비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도청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 이번 논란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고교 무상교육 추진 과정을 도민들에게 잘 알린 기회였다. 무상교육 법령에 대해 제주도가 교육부 및 법제처 판단을 받기로 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도의회 교육위 수정안으로 통과된 학생인권조례 운영 계획은.
도의회 교육위원회 대안으로 ‘제주학생인권조례’가 최종 통과됐다. 지난해 만 18세 학생들이 처음으로 참정권을 행사했다. 핵심은 학생들을 시민으로 바라보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학생들은 21세기에 태어나 21세기 교육을 받았다. 20세기 교육을 받았던 세대들과는 교육과 문화, 인권 감수성에서 격차가 있다. 이 격차를 어떻게 수용하고 줄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학생인권조례는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제도적 매개체라고 본다. 학생 인권이 교권과도 배치되지 않는다. 학생 인권과 교권이 조화를 이루며 함께 존중하도록 조례를 실질적인 제도와 문화로 뿌리내리겠다.

▲제주외국어고등학교 일반고 전환 추진 계획은.
고교학점제가 2025년 전체 고교에 전면 시행될 계획이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자신의 진로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듣게 된다. 이게 가능하려면 고등학교 간 서열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정부가 2025년을 기점으로 외고 등을 일반고로 전환하려는 것이다. 제주 역시 시기에 맞춰 제주외고를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 전환 방법을 도민 공론화로 추진하다가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코로나19로 일시 중단했다. 그 사이 공론화위원회가 학부모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있다. 새해 상반기에는 결론이 나야 한다. 그래야 계획한 시기에 맞춰 일반고 전환을 할 수 있다. 반대하는 학부모들을 공론화 과정에 적극 참여시키며 전환을 추진하겠다.
 
▲서부중학교 2024년 개교 목표로 추진 진행 상황은.
토지매입이 늦어져 추진이 늦어지긴 했지만, 2024년 3월 개교 예정을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11월 외도동 지역 학부모, 주민을 대상으로 서부중 설립 추진 상황 설명회를 갖고 의견을 수렴했다. 그 이후로도 다양한 경로로 요구와 제안을 듣고 있다. ‘서부중학교 설립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도의회를 통과했고, 도시관리계획 시설 결정 용역을 새해 2월까지 진행한다. 용역 과정에서 예상되는 문제들을 해소할 방안들이 담길 것으로 전망한다. 도민들 걱정이 없도록 충실히 설립 작업을 진행하겠다. 
 
▲국제학교에 대한 지도‧감독권 확대 방안과 계획은.
지도‧감독권 강화를 위해 도의회에서 조례 개정의 필요성도 제기한 바 있다.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조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지도‧감독권을 규정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제주특별법)’과 ‘경제자유구역 및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외국교육기관법)’을 개정해야 한다. 특별법 제도개선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상위법을 개정해야 조례도 실질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면밀한 연구와 의견수렴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로서는 사안이 있을때마다 국제학교와 제인스, JDC와 소통, 협력하며 풀어야 할 상황이다. 교육기관으로서 국제학교가 공공의 책무를 다하길 바란다. 많은 수업료 만큼의 질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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