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생산~폐기 유해물질 일상 위협...해독제는 '플라스틱 프리'
[신년기획] 생산~폐기 유해물질 일상 위협...해독제는 '플라스틱 프리'
  • 김현종 기자
  • 승인 2021.0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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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사슬 농축 생태계 파괴...재활용 까다로워 줄여야, 생활 속 5R 실천 더 이상 미뤄선 안 돼

20188미래를 위한 금요일이 시작됐다.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금요일마다 등교를 거부하고 일인 시위를 벌였다. 파리기후변화 협약에 따라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것을 요구했다.

툰베리는 당신들은 자녀를 가장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녀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툰베리의 시위는 세계 125개국 2000여 곳으로 확산됐다.

당신들은 늙어서 죽겠지. 우린 기후변화로 죽을 거야. 미세 플라스틱으로 죽을 거야.”

시위 동참자들의 피켓에 적힌 문구 중 하나다.

 

플라스틱 생산부터 폐기까지 유해물질

플라스틱은 쉽게 구할 수 있는 데다 한 번 사용으로 오염과 정반대로 오히려 깨끗함의 상징이 됐다. ‘일회용+플라스틱=위생+편리란 등식의 고정관념으로 우리 일상을 잠식했다.

문제는 플라스틱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유해물질이 나온다는 점이다.

플라스틱의 모태인 석유를 정제할 때도, 석유화학공장에서 플라스틱 원자재를 제조할 때도, 버려진 플라스틱을 태울 때도 대기오염물질과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플라스틱 소각 과정에선 다이옥신이 나온다. 다이옥신은 맹독성 물질로 먹이사슬에 농축된다. 다이옥신 물질 중 독성이 가장 강한 TCDD는 독성이 청산가리의 1만 배를 넘는다.

우린 일회용이 아니니까’(고금숙 저)에 따르면 2002~2014년 전 세계 플라스틱의 45%는 포장용으로 사용됐다. 다음으로 건축용 19%와 소비자 제품 12% 등의 순이다.

한번 쓰고 버리는 포장용만 없애도 플라스틱 사용량의 절반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세계자연보호연맹은 세계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35% 정도는 합성섬유 제품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플로리다 미세플라스틱 캠페인이 미국 전역에서 950개 샘플을 조사한 결과 물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중 82%가 미세섬유였다.

 

플라스틱 재활용 어려워줄여야 산다

플라스틱은 재활용률이 낮다. 세계에서 재활용률이 높은 유럽조차 29.7% 수준이고 중국은 22.8%에 불과하다. 미국의 경우 폐플라스틱의 9.5% 정도만 분리 수거된다.

제주와 국내 쓰레기 재활용률로 알려진 50% 후반은 오해다. 이 수치는 분리수거율일 뿐 재활용률과는 다르다. 재활용은 다른 물질로 재활용돼 계속 순환하는 닫힌 재활용(물질 재활용)과 폐기물을 태워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열린 재활용으로 나뉜다. 엄밀히 말해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닫힌 재활용)2017년 기준 23%에 불과하다. 세계적으로도 약 20% 선이다.

재활용의 핵심은 버려진 물질을 새 제품의 원료로 사용해 자원을 절약하고 폐기물을 줄이는 것인 만큼 닫힌 재활용은 거품이다. 플라스틱을 태워 에너지로 활용한다고 해도 새로운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는 기존 화석연료와 천연자원이 여전히 투입되기 때문이다.

실제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힘들다. 다양한 종류 때문이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만 70여 종이고 그 중 재활용 선별장에서 처리되는 것은 10여 종뿐이다. 나머지는 버려진다.

육안으론 똑같이 투명한 페트병도 PVC가 섞이면 달라진다. 페트와 PVC는 녹는점이 달라 기계가 망가지기 때문이다. 같은 페트 재질을 모아놔도 재활용은 어렵다. 불어서 모양을 잡은 페트병과 압출 성형한 페트 재질 트레이는 녹는점이 달라 섞이면 아무 쓸모가 없다.

고금숙씨는 플라스틱을 재활용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기우제를 지냈으니 곧 비가 올 거라고 믿는 것과 같다“100% 완벽한 제로 웨이스트를 하자는 게 아니다. 최대한 일회용에 앞서 다회용, 재활용에 앞서 재사용 시스템을 먼저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플라스틱 프리, 동참실천이 답이다

지난해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내에서도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제주는 1인 가구 증가와 관광도시란 특성,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간편식 및 배달음식 이용 증가, 1회용 용기 사용 확대 등으로 플라스틱 프리 운동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

플라스틱 프리 어떻게 실천해야 할까.

고금숙씨는 쓰레기 없는 삶을 실천해온 비 존슨이 강조했던 5R을 제시한다. 5R은 거절하기(Refuse)와 줄이기(Reduce),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 썩히기(Rot).

거절하기는 자신에게 불필요한 물건은 수중에 두지 말자는 것이다. 재활용은 폐기물을 새 제품의 재료로 쓰는 것이고, 재사용은 사용된 제품을 다시 쓴다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

고씨는 중고 및 수리가게, 알맹이만 파는 제로 웨이스트 샵, 장바구니와 식기를 대여해주는 시장, 재활용하기 쉽게 만들어진 물건, 강력한 플라스틱 규제와 대안 지원 등 인프라가 깔려야 한다. 그래야만 개인적 실천이 사회적 흐름을 바꾸는 거대한 전환이 된다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프리를 실천하면 생활비 절감은 덤이다. 고씨는 쓰레기 제로를 적극 실천한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생활비를 약 40% 줄이고 삶의 질을 높였다고 전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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