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는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왔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모두가 코로나19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타인과 거리를 두고 있는 지금 오히려 감염병 팬데믹에 정면으로 맞서 도민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숨은 ‘영웅’들이 있다.
코로나19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이들의 ‘사투’가 있기에 코로나19 사태 종식이라는 ‘희망’을 꿈꿀 수 있다. [편집자주]
“코로나19, 2021년에는 종식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2020년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제주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는 검체 채취가 한창이었다.
제주지역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최전선답게 직원들의 눈빛에는 사명감이 가득했다.
이날 제주보건소 선별진료소에 근무하는 양연수 주무관(29·여)의 눈빛은 더욱 특별했다.
양씨의 눈에서는 희망과 확신을 볼 수 있었다.
양씨는 “2020년은 코로나19로 시작해서 코로나19로 끝났다”며 “감염병 여파로 모든 도민이 힘들었지만 새해에는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힘줘 말했다.
▲코로나19 방역 최전선 ‘선별진료소’
제주보건소 선별진료소의 불은 24시간 켜져 있다.
양 주무관을 비롯해 선별진료소 직원들은 확진자의 접촉자들에 대한 검체 채취와 접촉자 이송, 자가격리해제 전 검사 등 전반적인 관리를 담당하고 있어 언제나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이들은 매일 ‘일당백’의 다짐으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인다.
양 주무관은 “유·무증상자와 접촉자 등에 대한 검사뿐만 아니라 밀접 접촉자 중 이동수단이 없을 경우 직접 밀접 접촉자를 이송하고 있다”며 “한 때 겨우 10명으로 이 모든 업무를 소화하면서 너무 힘들었지만 최근 인력이 30명으로 늘어 한 숨 돌렸다”고 설명했다.
▲더위·추위, 욕설에 ‘감염 두려움’까지 이겨내야
양 주무관은 선별진료소 직원들의 고충 가운데 ‘레벨D 방호복’ 얘기를 꺼냈다.
양 주무관 등 선별진료소 직원들이 하루 종일 입고 있는 레벨D 방호복은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통풍이 안 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이들은 원활한 움직임을 위해 방호복 안에 여러 겹의 옷을 입지 못하고 있다.
양 주무관은 “여름에는 온 몸이 땀범벅이 되고 겨울에는 손발이 얼고 있다”며 “방호복 외에도 간혹 대기시간이 길다고 욕설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가장 힘든 점으로 꼽았다.
양 주무관은 “매일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에 대한 검사를 하다 보니 ‘혹시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어쩌나’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면서 “감염될 경우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료직원들과 가족들까지 피해가 가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료들 모두 업무 전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강박적으로 서로의 방호복·보호장구 착용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최전선에서 2021 ‘희망’을 전하다
양 주무관을 비롯해 선별진료소 직원들은 2021년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양 주무관은 도민들에게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위해 사명을 다 하고 있는 의료진들에 대한 응원과 믿음을 당부했다.
또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제주도는 물론 대한민국의 감염병 방역에 대한 새로운 대응 체계를 확립할 수 있는 ‘터닝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양 주무관은 “도민들도 2021년에는 코로나19 사태를 끝낼 수 있다는 희망과 확신을 갖고 의료진들에게 응원을 부탁드린다”면서 “저를 포함한 선별진료소 직원들과 모든 의료진들이 항상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위해 젖 먹던 힘까지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를 거울삼아 감염병 방역에 대한 새로운 대응 체계를 갖출 수 있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