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는 대로 하자
시키는 대로 하자
  • 한국현 서귀포지사장
  • 승인 2020.12.3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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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 이후의 집 밖 일상은 ‘스톱’이다.

도심 거리는 한산하다. 택시도 드문드문이다. 식당에서 술잔을 부딪히던 손님들은 시간이 되자 하나 둘 자리를 뜬다. 식당 주인이 준비를 하라며 재촉하기도 한다. 손님들은 알아서 나간다. 곧바로 집으로 향한다. 방법이 없다. 주당(酒黨) 남편을 둔 아내들은 요즘 걱정거리가 하나 줄었다고 한다. ‘웃픈’ 세상이다.

제주형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된 지난 18일 이후의 밤 풍경이다. 단란주점과 노래방 등 유흥시설 5종은 집합 금지다. 아예 장사를 못 한다. 업주는 울상이다.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받아 들이고 있다.

코로나19는 제주지역도 급습하고 있다. 12월은 확산세가 두드러졌다. 어떤 날은 수도권 다음으로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다.

성당에서, 사우나에서, 학원에서 확진자가 나타났다. 도민들은 하루에 3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화들짝 했다. 목욕탕은 문을 닫고 결혼식은 연기됐다.

내일이 새해 첫날인데도 백신 접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민은 정부 탓으로 돌리고 있다. 정부는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어르신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는 사진이 신문 1면에 크게 실릴 날은 언제쯤일까?

국내 한 기업이 항체치료제를 개발했다는 뉴스는 분명 희소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정부도 “연구 개발 종사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국산 치료제가 가시권에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치료제 허가ㆍ심사가 무리 없이 40일 이내에 이뤄질 경우 국내 도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해는 벅차게 맞이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 해 아쉽다. 올해의 모든 일상은 코로나19와 함께해야 했다. 끝나지 않았다. 2021년 신축년은 코로나 시즌2다.

새해가 됐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다. 코로나는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고 있다. 2021년에는 코로나가 잡힐 것이라고 하지만 장담은 못 한다. 설사 코로나가 잡혀도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할 수 있다. 외국에서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는 내년 1월 3일까지다. 그때가 되면 완전 풀리는 것은 아니다. 상황을 봐야 한다. 계속해서 확진자가 많이 나타나면 2단계는 그대로 유지될 수도 있다. 더 이상의 강력한 조치도 있을 수 있다. 느슨하다 큰코다쳤던 과거의 사례가 있다.

정부나 지자체에 기대선 안 된다. 방역수칙 준수는 이제는 상식이다. 상식은 모든 것에 적용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등.

윤석열 검찰총장도 8일 만에 직무에 복귀하면서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그리고 상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 결정을 법원이 뒤집은 다음 날 한 발언이다.
제주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3차 재난지원금 지원을 결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9일 “정부는 위기에 놓인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9조3000억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을 신속히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난지원금은 내년 1월 초부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직사회를 향해 “아직 코로나와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 새해에는 비상한 각오로 국가적 위기 극복과 대한민국 도약을 위해 더 큰 힘을 내주시기를 바란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남 탓할 때가 아니다. 경험했듯이 코로나19는 언제 어디서 우리를 위협할지 모른다. 극복해야 한다.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

K방역은 자랑만 하다가 흐지부지됐다. 이제는 개인플레이다. 정부나 지자체의 조치에 잘 따라야 한다. 다소 불만이 있더라도, 장사가 안 돼 속상하더라도 하라는 것은 해야 한다. 더 이상의 확산을 막고 종식시키기 위한 조치인 만큼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새해에도 힘들 것이다. 곳곳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은 선방하고 있다. 의료진은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말라는 건 절대 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

한국현 서귀포지사장 기자  bomok@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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