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환경국 폐지는 색달주민의 ‘역린’
청정환경국 폐지는 색달주민의 ‘역린’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12.13 1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동윤.서귀포시 색달청년회 회장

역린(逆鱗)은 용이라는 전설 속 동물의 목덜미 쪽에 거꾸로 돋아있는 비늘을 의미한다. 아무리 위대한 영웅일지라도 역린을 건드리면 용은 크게 화가 나 영웅을 죽였다고 한다. 즉 역린은 절대 권력자가 지닌 함부로 건드리거나 접촉해선 안 되는 영역으로 비유하면 왕조 시대에는 절대 군주인 왕의 분노를 상징했으나 현시점에서는 거대한 민심(民心)의 흐름이라고 재해석함이 옳을 듯 싶다.

색달마을에는 쓰레기매립장, 쓰레기소각장, 음식물처리장, 재활용센터, 하수처리장 등 전국에서 환경기초시설을 가장 많이 위치해 있으며 2023년에는 도내 모든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시설까지 들어서게 된다. 2019년 6월 야적 압출폐기물 침출수 유출 사건 등 지난 수십년간 여러 피해 상황이 있었음에도 큰 반발 없이 오직 도민을 위해 대의적으로 수용했다.

매립장은 2034년까지 운영 예정이며 소각장도 기간이 만료됐음에도 향후 3년 이상은 계속 태워야 할 수만t 쓰레기가 한라산처럼 쌓여 있다. 이런 최악의 상황의 연속 선상에서 전문적으로 관리할 청정환경국이 절실한데 어느 날 아침 한순간에 통폐합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뉴스에 주민들은 열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환경 문제는 바로 눈앞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서 짧게는 수년 멀게는 수십년 후 나타나는 것이다. 오직 눈앞의 문제만 해결하기 위해 청정환경국을 통폐합하는 근시안적인 탁상행정의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뿐 아니라 도민 전체가 떠안게 될 것이다.

도청에서 청정환경국 폐지라는 카드를 던지면서 색달주민들의 역린을 건드렸다. 15일 도의회에서 통과된다면 주민들은 이에 대응할 조커를 던질 것이다.

‘드래곤 길들이기’라는 영화가 한때 인기가 있었다. 그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힘으로 용을 길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진정한 길들임이란 그 마음을 제대로 읽는 것이다. 하물며 용의 역린을 건드려서야 어떻게 용을 길들이겠는가? 더욱이 그 후가 두렵지 아니한가? 서귀포시 청정환경국을 존치시켜 주민들과 소통하며 마음을 제대로 읽는다면 도민 전부가 깨끗하고 청정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밝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청정환경국의 존치 여부는 이제 도의회 의원들의 거수에 달려 있다. 진정 제주도를 사랑하는 도의원이라면 당당하게 반대표를 던지리라 믿는다.

뉴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