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의 한방치료 ②
공황장애의 한방치료 ②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12.1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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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진 한의학박사.원광한의대 겸임교수

피부질환의 진단명은 다양하나 약은 대개 스테로이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고 호흡기 질환 또한 다양하나 약은 대개 항생제로 귀결되는 현실 또한 양방 약학의 발전이 진단병명의 분화에 충분히 발맞추지 못한다라는 느낌을 들게 한다.

결국 병은 다양해지는데 약은 거기서 거기라는 현실을 직시하는 소비자가 앞으로 늘 것이다. 밤이 깊어도 새벽은 오듯이 말이다.

항우울증제의 효능을 한약학적으로 분석해보면 보약은 아니면서 신진대사를 항진시키는 약으로 볼 수 있다. 실증(實症)의 우울증에 효과적일 수 있으나 그와 반대인 몸이 약한 허약증(虛弱症)의 우울증에는 입 마름 수면장애 등의 부작용이 장복 시 예상된다.

항불안제는 안정제로 불안감은 줄여줄 수 있으나 과연 맑은 정신을 함께 보장해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약에 취한 듯 몽롱한 느낌이 현실 생활에 장애가 없다는 이유로 치료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20대 여성 직장인이 직장을 그만두기 직전에 한의원에 찾아왔다. 직장동료들이 나쁜 사람들은 아니지만 직장에만 가면 불안하고 숨쉬기가 어려워서 정신과를 찾아가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3년 정도 약물요법과 주 1회 상담 치료를 받은 환자이다.

퇴사 전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작은 동네 한의원에 왔는데 내가 먹을 약에 들어갈 약재가 무엇이냐?”며 잔뜩 경계던 환자다. 3주가 지나고 본인도 치료 효과를 인식하길래 한의원 치료가 왜 잘되는 거 같냐?”고 물어보게 됐다.

마침 교단에서 가르치는 제자들과 같은 또래여서 평소대로 질의 응답시간을 갖게 된 셈이다.

이 환자는 소화력이 약한 소음인이었는데 장기간 먹는 것이 부실해서 기운이 떨어진 상태가 수년간 지속됐던 것 때문에 증상이 발현된 것이었다.

이에 소화 장애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소화 능력을 키워 입맛을 회복시켰을 뿐이었다. 이에 향후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 소화력을 보존하는 것이 재발 방지의 비결이라 당부했다. ‘밥 잘 먹게해준 게 다소 싱겁게도 치료의 비결이 된 셈이다.

종잡을 수 없는 정신질환만큼이나 갈수록 정신없이 다양해지는 현대 정신질환에 대한 한의학적 해결의 시작은 혼란스러운 증상의 일목요연한 취합 정리에 있고 한의학적 치료의 핵심은 가장 힘들어하는 육체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데 실마리를 찾는 것이다.

장기간 약에 취해 사는 대증치료보다 한의학적 근본치료의 매력을 알아보는 현명한 의료소비자가 요즘 들어 부쩍 늘고 있음을 진료실에서 체감하곤 한다.

뉴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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