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12월에
  • 한국현 서귀포지사장
  • 승인 2020.12.0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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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하고 잔인한 바이러스는 12월 들어서도 우리 곁을 어슬렁거리고 있다. 방심하면 떼를 지어 몰려올 기세로 잔뜩 웅크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하루 확진자가 500명을 넘어 600명대를 위협하기도 했다. 어제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11명이다. 이제는 지긋지긋하다 못 해 솔직히 겁이 날 지경이다.

제주지역에도 어제 하루에만 83, 84, 85번째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무려 22명이 발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1.5단계로 격상된다. 방심하면 한 순간에 무너진다. 마스크 쓰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게 무엇 보다도 중요하다.

미국과 영국, 러시아, 독일 등에서 효과가 90% 이상인 백신이 개발됐다고는 하지만 대대적인 접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감기처럼 주사 한 방만 맞으면 치료가 되는 그런 날은 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획기적인 백신이 개발됐다는 소식은 아직까지는 들리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정치는 내 편 네 편으로 갈려 진흙탕 싸움만 하고 있다. 여야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을 놓고 출동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은 한치 양보없는 대결을 펼치면서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의 피로감을 더해 주고 있다.

‘秋(추미애)-尹(윤석열) 혈투’는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 절정은 지난 10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 때다. 그 이전(10월 19일)에 추 장관은 윤 총장에게 라임 자산운용 로비 의혹과 총장의 가족 의혹 등 5개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를 중단하라고 했다. 윤 총장을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이다. 추 장관은 국정감사 하루 전에는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총장은 ‘중상모략’이라고 화 내기 전에 사과부터 하라”고 했다.

윤 총장은 국정감사장에서 작심 발언을 퍼부었다. “중범죄를 저질러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은 정말 비상식적이다. ‘중상모략’은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다. 법리적으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밖에서 다 식물총장이라고 하는데, 제가 누구를 비호하느냐.”

독이 오른 추 장관은 윤 총장에게 직무배제 명령을 내렸고, 윤 총장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받아쳤다. 법원의 직무배재 집행정지 심문은 1시간 만에 종료됐다. 결과는 ‘인용’이었다. 윤 총장은 “헌법정신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업무에 복귀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도 “징계 청구ㆍ직무 정지ㆍ수사 의뢰 모두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가처분 신청 인용과 감찰위원회의 결론은 구속력이 없다. 이제 남은 건 내일(4일) 열리는 징계위원회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추-윤 혈투’를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정치는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는 행위인데 오히려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고 있는 ‘환장한’ 형국이다.

12월은 한해를 마무리하는 달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우리는 어려운 이웃에게 눈을 돌린다.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관심은 계절을 따지지 않지만 12월은 그 어느 달보다 더 다가간다.

곳곳에서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서귀포시는 내년 2월까지 복지사각지대를 집중적으로 발굴하면서 어려운 이웃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취약계층이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전기장판과 겨울이불 등 난방용품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때가 때이니 만큼 방역을 추가하고 있다. 혹한에 대비한 주거환경개선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고 있다. 코로나19는 ‘아직도’다. 정치는 국민에게 실망만 주고 있다. 코로나19로 하루도 맘 편할 날이 없었던 2020년. 앞으로 남은 12월에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 생각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으면 한다.

한국현 서귀포지사장 기자  bomok@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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