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학교
참 좋은 학교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11.24 1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미선 수필가

우도초·중학교가 농어촌 참 좋은 학교에 선정됐다.

교육부 사업에 1차 전국 104개 학교가 참여했다. 몇 단계를 거칠 때마다 담당선생님과 학교장선생님의 피땀 어린 애정에 박수를 보낸다. 우도초·중학교는 농어촌의 장점을 살리고 특색 있는 동영상까지 추가해 전국 5개교 선정에 들었다. 도서 지역 학교로는 유일하다.

어떤 점이 매혹적이었을까. 섬 속의 섬 우도 학교는 병설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가 한 운동장을 사용하는 아름다운 학교이다. 봄에는 파릇파릇 천연 잔디가 일품으로 가꾸어지고 분재 화분까지 수준급으로 자리하니 자랑할 수밖에 없다. 천연 잔디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2년 연속으로 ‘우도 창작 가곡의 밤’도 열렸다.

반원형에 가까운 학교 현관으로 들어서면 안뜰 갤러리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2층 높이의 가운데 공간 천장에는 유리로 덮여 있어 식물정원까지 갖추었다. 영주십경과 우도 팔경 사진은 썰렁할 뻔한 벽면을 장식해 갤러리를 방불케 한다.

천진난만하게 뛰노는 아이들의 대형 사진까지 걸리니 기(氣)가 충전되고도 남는다. 오죽이나 하면 교장 선생님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돼자 학생 얼굴과 이름을 한 명 한 명 떠올리며 그리워했을까.

우도 학교는 학부모와 학생들도 해녀동아리를 함께한다. 우도 해녀는 항일운동을 하면서 학교 지켜내기에 앞장서며 학교바당을 두었다. 그곳에서 생산되는 해산물은 학교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전통이 있다.

2층에 자리한 학교도서관에는 도서 대출이 빈번해 ‘책 읽는 우도’를 실감 나게 한다.

나도 우도 홍보대사가 돼가는 듯하다. 안 보면 보고 싶고 외부에 하나라도 더 알리고 싶어진다.

이번 제10회 독도 문예 대전에는 특별상과 특선을 차지한 학생이 4명이나 됐다. 시상식에 참여했다가 우도 문단 창간호에서 3집까지 발간한 세 권을 경북 예총 사무실에 전했다. 제주도 동쪽 끝 섬 우도 학생들이 문학의 꿈을 키우며 매년 글 쓰고 작품 발표하는 줄은 아무도 몰랐을 일이다.

시상 받은 네 명의 글 중 특이한 글귀는 ‘독도가 우리 풀과 우리 풀꽃을 키우다니. ~ 풀이 있는 곳에 풀꽃이 피고 풀여치가 울 거야~ 우도의 풀벌레는 “혼저옵서, 또 옵서예” 제주 사투리로 노래한다’ ‘바위섬에는 소나무가 있어야 한다. 독도에 갈 수 있다면 우도 바위틈에서 자란 소나무 한 그루를 옮겨 심어 형제섬으로 몇백 년 지킬 것이다’이다.

기특한 생각은 발상 전환으로 인성을 바꾸고 참 좋은 학교로 만들었다. 이제는 타지에서 이주해 오는 참 좋은 학교로 바뀌고 있다. 아이들의 소리가 귀에 들리는듯하다.

뉴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