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외국인 10만명 시대’ 대비해야 할 때
제주 ‘외국인 10만명 시대’ 대비해야 할 때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11.1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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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은 3만4473명(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체 제주도 인구의 5.2%를 차지한다.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 결혼이민자, 외국인 주민 자녀 등을 합산한 수치로 구좌읍(1만5531명) 주민 수의 2.2배가 넘고 한림읍(2만1225명) 주민 수의 1.6배를 상회한다.

제주도내 결혼이민자 수도 2009년에 1100명이었던 것이 2742명으로 10년 새 갑절 이상 늘었다. 이들이 낳은 자녀도 4344명에 이른다.

제주도가 빠른 속도로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3D업종 인력난과 고임금 문제 해결을 위해 산업연수생제도(1993년), 고용허가제(2004년) 등을 시행하며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거 받아들이고 1990년대 말부터 농촌 노총각의 국제결혼을 장려하면서 해외 여성이 급격히 유입된 결과다. 

지금 추이를 보면 제주 ‘외국인 10만명 시대’는 멀지 않았다. 

외국인 주민 수는 양적으로 팽창하고 있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다소 실망스럽다. 국제결혼 가정의 폭력·인권 문제, 외국인 범죄, 다문화자녀 양육 문제 등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고 내국인의 반(反)다문화 정서 확산, 외국인 혐오 등도 심각한 수준이다. 

제주도로 유입되는 외국 인력의 질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외국인 취업자는 단순 노무 인력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전문·숙련 인력은 극소수에 그쳤다. 취업비자 없이 들어와 장기간 불법 체류하는 외국인도 상당수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저임금으로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업종에서 종사하면서 지역경제의 활력을 북돋아 주고 있다. 그들의 노동력은 이제 제주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노동자 입국이 중단되면서 당장 감귤농장과 어선어업 등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외국인 정책과 관련해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외국인 유입은 잠재성장률 유지를 위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외국인 정책을 수립해야 할 뿐 아니라 제주특별자치도 내 이를 통합적으로 추진할 컨트롤 타워도 필요하다. 

이민에 저항감이 컸던 일본도 외국인 문호 개방으로 돌아섰다. 특히 취업 이민, 외국인 인재 영입, 유학생 확대 등 고급 인력 유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도 국가와 지역사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전문 인력 등 우수 인재를 선별해서 받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뉴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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