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하인, 최악의 주인
최고의 하인, 최악의 주인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11.1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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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수필가

위대한 개츠비를 쓴 작가 스코트 피츠제럴드가 친구인 헤밍웨이에게 말했다.

대단한 부자 얘기를 하겠다. 그들은 당신이나 나와 다른 사람들이다라고.

수년 뒤 그 소설이 출판되자 헤밍웨이가 그를 놀렸다.

그렇다. 그들은 돈이 많다. 우선 돈이 인생의 거죽만 바꿔 놓는다는 것을 알지만 돈이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 한다.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는 건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힘이다. 바깥의 것으로는 안의 문제를 바로 잡을 수 없다고 비아냥거렸다.

어떤 모임에서 돈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내가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고 했더니 맹공격이 들어왔다. 고상한 척 하지 말라, 대부분의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도 알고 있는 얘기를 예로 들어줬다.

병이 들어도 돈이 있으면 나을 수 있는 병이 얼마든지 많다. 심지어 생명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했다. 인기도 그렇단다. 돈 있는 남자가 없는 남자에 비해 인기가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연인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했다. 그것은 세계 공통이란다.

공산당원은 돈이 있으면 예쁜 여자와 결혼 할 수 있다고 한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중국의 부호가 한 얘기라고 덧붙였다.

고학력도 돈으로 산다고 했다. 뒷문으로 부정입학 한다는 차원 낮은 얘기가 아니라 과외를 제대로 받아야 합격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니 돈으로 행복은 살 수 없다는 게 어떻게 납득이 가겠느냐는 것이다.

이해가 가는 얘기다. 돈은 행복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수조건이라는데 무슨 저항이 있겠는가.

어떤 돈 좀 있는 남자가 인터뷰하는 것을 봤다.

그 남자는 생활비가 아니라 오직 용돈으로 수천만원을 쓴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생활의 라이프스타일이 없어지게 되더라고 했다. 다정다감했던 자신의 성품이 없어진지 오래고 인간관계도 건성으로 하게 되고 일도 진지하게 안하게 돼 기쁨도 사라졌다고 했다. 내가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느낀 장면이다.

영국의 작가 서머셋 모옴은 충분한 돈이 없으면 인생의 가능성의 반은 포기하게 된다고 했다. 오감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말한다. 오감 외에 직관적으로 무엇인가를 느끼는 감각을 제육감이라고 한다. 이것이 있음으로서 다른 오감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돈은 그런 중심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했다.

이런 얘기가 있다.

마누라와 지갑은 애써 감춰 둬야한다. 종종 내보이면 빼앗길 우려가 있다고.

사람은 사랑도 없이 마누라를 갖는 것처럼 행복도 없이 재산을 갖는다. 그래서 돈은 최고의 하인이며, 최악의 주인이라고 했다. ! .

뉴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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