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술’이 대세, 집에서 만드는 제주 전통주
‘홈술’이 대세, 집에서 만드는 제주 전통주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0.11.0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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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귀한 제주, 다양한 잡곡으로 전통주 만들어
제주 다양한 전통주 만드는 방법, 난이도별 소개

코로나19로 밖에 나가기 꺼려지는 요즘,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이 대세다.

여기에 한 술 더. 집에서 제주 전통주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제주의 독특한 술 문화는 척박한 땅으로부터 왔다. 쌀이 귀한 제주에서는 흔한 곡식이던 차조, 보리 등 다양한 잡곡으로 술을 빚었다.

만들기 어려운 전통주도 있지만 쉰다리와 골감주 등 부담 없이 만들기 좋은 술도 있다. 제주의 다양한 전통주 만드는 방법을 난이도 순으로 풀었다.

#제주 전통주 기본 재료, 누룩 만들기

누룩은 술을 만드는 효소를 지닌 곰팡이를 곡류에 번식시켜 만든 발효제로, 제주 전통주의 필수 재료가 된다.

쌀‧보리‧밀 누룩 중 비교적 보편화 된 밀누룩을 만들어보자.

깨끗이 씻어 말린 우리밀을 방앗간에서 두 번 빻는다. 빻은 밀에 물을 내리고 수분을 잘 조절하며 비벼간다. 누룩 틀에 면 보자기를 깔고 밀을 담는다. 모서리까지 꾹꾹 넣는다.

면 보자기를 잘 여미고, 여민 여분의 천을 가운데로 모아지게 만다. 이후 버선을 신고 올라가 모서리가 안쪽으로 들어가게 밟아준다. 이후 틀에서 빼고 보자기를 푼다.

최근에는 누룩을 시중에서 많이 판다. 도내 상설시장이나 오일장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누룩을 가루로 만들어 파는 곳도 있다.

#쉰다리 만들기

제주에서 쌀밥이나 보리밥,쉰밥에 누룩을 넣어 발효시킨 저농도 알코올 음료다.
쌀밥이나 보리밥에 물과 잘게 부순 누룩을 넣고 발효시킨다.

여름에는 1~2일, 겨울에는 5~6일 정도 발효시킨다. 밥이 발효돼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되면 이를 체로 걸러 바로 먹거나 끓여 마시기도 한다.

냉동실에 얼렸다가 샤베트로 먹을 수 있다.

때로는 설탕을 넣기도 하는데 설탕 양에 따라 신맛이 조절된다. 끓이지 않고 먹으면 새콤한 맛이 더 강해진다.

최근에는 누룩을 작은 덩어리로 넣어 발효된 후 누룩을 따로 건져내 발효된 즙만 걸러 마시기도 한다.
 

#골감주 만들기

차조밥에 물과 엿기름을 섞어 삭히고 마시는 술이다. 알코올은 거의 없다. 차좁쌀과 엿기름 가루, 물만 있으면 된다.

좁쌀 500g 1봉지를 부어 흐르는 물에 씻는다. 압력솥에 물은 일반 밥을 지을 적보다 적게 넣는다. 이후 취사 버튼을 누른다.

취사 완료 시 뚜껑을 열고 주걱으로 좁쌀밥을 넓은 그릇에 퍼 담는다. 뜨거운 좁쌀 밥 위에 물을 넣으며 밥알이 뭉치지 않게 한다. 이후 엿기름가루 250g을 골고루 부으며 섞는다.

반나절 후 엿기름 가루가 뜨고 기포가 올라오면 채망을 받치고 물기를 양 손으로 짠다. 건더기는 버리고 물만 채망에 걸러낸다. 이후 망사에 걸러내 맑은 물만 취한다. 

이후 통 깊은 냄비에 물을 붓고 끓인다. 불을 끄고 식은 뒤 용기에 남고 냉장 보관한다.
 

#오합주 만들기

제주지역 민가에서 예로부터 몸보신용으로 마신 술이다. 다섯가지 재료를 넣고 술을 빚는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오래 보관하지는 못해 많은 양을 한 번에 만들지는 않았다.

오합주는 쉬운 재료로 섞는 비율이 중요하다. 조려서 물기를 제거한 꿀과 계란 노른자, 참기름, 생강즙, 오메기 청주를 0.5:1:2:0.1:1 비율로 섞어 겨울에는 대략 열흘, 여름에는 5일 간 발효시키면 된다. 
 

#허벅술 만들기

제주에서 쌀로 만드는 유일한 전통주다. 이 술은 서귀포시 오조리 마을에서 만들었다. 이 마을의 토양은 논농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좁쌀 오메기술에 비해 맑고 색이 연하다.

먼저 맵쌀을 여러 번 씻어 물에 2~3시간 불리고 가루를 뜨거운 물로 반죽해 조금씩 떼어 끓는 물에 삶는다. 죽처럼 된 쌀을 누룩과 섞고 발효시킨다.

이때 누룩은 쌀 분량의 3분의 2를 넣는다. 겨울철 일주일이 지나면 다시 한 번 덧술한다. 발효가 완전히 끝나면 위의 맑은 부분을 담아 다시 숙성해 완성한다.

#오메기술‧고소리술 만들기

제주 대표 전통주인 오메기술과 고소리 술도 만들어보자. 재료는 차좁쌀 8㎏, 누룩 2㎏, 끓인 물 약간, 물 19ℓ, 생죽엽 400g이다.

곱게 빻은 차조에 물을 조금씩 부으며 반죽을 만든다. 이후 반죽을 둥글고 큰 떡으로 만들어 가운데를 누른다. 떡을 끓는 물에 넣고 물 위에 동동 뜰 때까지 삶는다.

떡이 굳기 전 넓게 펴며 으깨준다. 물을 넣으며 서서히 죽으로 풀어간다.

떡이 완전히 풀어지기 전에 식으면, 떡을 삶았던 뜨거운 물을 조금씩 쳐가며 고운 죽을 만든다.

누룩가루 2되와 물 2말을 붓고, 고루 섞고 잘 치댄다. 마지막으로 항아리에 담고 매일 저어주며 술이 잘 익기를 일주일 간 기다린다.

술독 안에 말갛게 고인 청주를 떠내고, 나머지 술덧을 체에 걸러내면 오메기술이 된다.

오메기술을 증류시키면 고소리 술이 된다. 오메기술을 증류시킬 소줏고리(고소리)는 도내 독 파는 곳에서 종종 판매된다.
 

#제주 술로 만든 칵테일 맛보자

집에서 시중에 파는 제주 술과 탄산음료, 과일청 등을 섞어 가벼운 칵테일을 즐겨볼 수도 있다.

유리 컵 밑에 유자를 듬뿍 넣고 고소리 술과 토닉 워터를 넣으면 달콤한 유자 고소리술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또 유리에 얼음을 넣고 고소리 술과 콜라를 섞은 뒤 레몬을 빠뜨려도 짜릿한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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