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업계의 존폐 문제 앞에 노조는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카지노 업계의 존폐 문제 앞에 노조는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11.0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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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송병무.전 르노삼성자동차 인사본부장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던 올해 초에 서울의 전국관광·서비스노동조합연맹은 호텔 및 비호텔 부문 노조위원장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대표자회의’를 열었다.

긴급대표자회의에서는 코로나19 후폭풍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절박함과 위기감 속에서 진지한 토론이 이어졌다고 한다. 이날 참석자들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고사 직전에 놓인 업계의 생존에 큰 우려를 표시하면서 이럴 때일수록 노사가 대립과 갈등을 지양하고 서로 힘을 합쳐 위기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노사 상생 방안을 제안하는 등 성숙한 노사관계를 보여줬다고 한다. 

노동 전문지 ‘참여와 혁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참석자들은 업계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극한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사측에 특단의 대책을 요구함과 동시에 지금은 노사 대립보다는 노사가 힘을 합쳐 같이 위기 극복에 노력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한다.

눈 앞의 이익과 당장의 권리 행사보다는 업계와 회사의 생존을 우선하는 전향적이고 성숙한 노동조합의 품격을 보여줬다고 한다.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에서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기에 위기 극복을 위해 노동조합이 먼저 상생의 손길을 내밀었다는 점에서 큰 칭찬을 받아야 할 사례라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현재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제주지역 관광서비스 업계의 노사상황은 서울의 관광·서비스노련이 보여준 화합과 상생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전개되고 있어 많은 도민과 고객의 우려를 낳고 있다.

도내의 대표적인 카지노 사업장인 랜딩카지노의 민주노총 LEK지부는 지난달부터 ‘임금 인상’ 등의 요구안을 주장하며 쟁의에 돌입해 노사관계가 급격히 경색되고 있다고 한다. 관광업계의 존폐가 기로에 놓여 있는 위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상생과 공존보다는 당장의 이익을 위한 쟁의 활동이 발생해 자칫 실낱같은 생명줄이 끊겨버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조마조마한 심정이다.

업계의 동반 침체와 불투명한 미래환경의 위기 상황에서 노사가 대립하는 것은 공멸의 지름길이다. 노사 모두 냉정을 찾고 눈 앞의 위기와 현실을 인정하고 타협과 상생의 정신으로 돌아가 고통을 분담하고 상생해야 한다. 그것이 회사의 생존을 유지하고 고용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도내 카지노 업체는 이미 수개월째 휴업 상태이거나 그마저도 대부분은 단축 운영되고 있고 유일하게 랜딩카지노만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업계가 붕괴되면 승자독식이 아니라 업종 자체가 소멸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도내 카지노업의 공멸이라는 현실적인 경고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졸지에 일자리를 잃거나 장기 휴직으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수백명의 동종 업계 근로자들을 생각해 보라! 지금의 위기 상황을 도외시한 노동쟁의가 일터를 잃고 막다른 절벽으로 내몰린 동종 업계의 실직자와 휴직자에게 어떤 모습으로 받아들여질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지금은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이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이다. 카지노 업계 자체가 붕괴 위험에 놓인 이 상황에서 랜딩카지노와 노동조합은 도내 대표적 기업으로서의 책임감과 위상을 고려해 지금의 쟁의 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서로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고 상생과 타협의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뉴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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