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현역 야구 선수 강인규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뛰어야...”
제주출신 현역 야구 선수 강인규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뛰어야...”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0.11.0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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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출신의 현역 야구 선수 강인규씨가 직접 집필한 소설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강인규 선수
제주 출신의 현역 야구 선수 강인규씨가 직접 집필한 소설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강인규 선수

제주 출신의 현역 야구선수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낸 소설을 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중학교 때부터 써 온 ‘야구 일지’를 토대로 소설을 집필하면서 다시금 ‘야구 열정’을 일깨운 그는 이제 책을 통해 후배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나침반’이 되고 있다.

강인규 선수(23·고려대)는 덕수고에 재학 중이던 2016년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와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에 참가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강 선수는 청룡기 우승 당시 최우수선수(MVP)와 홈런상, 타점상을 거머쥐면서 고교 야구의 최고 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강 선수는 고려대 진학 후 슬럼프에 빠져들었다. 최선을 다해도 한계에 부딪히는 자신의 모습에 배트를 내려놓아야겠다는 마음까지 먹었다.

이 때 부모님이 ‘글쓰기’를 제안했다.

강 선수는 “중학교 시절부터 야구 일지를 작성해 왔다. 부모님의 권유로 야구에 대한 열정이 가장 넘쳤던 고등학교 시절의 야구 일지를 모티브로 소설을 쓰게 됐다”며 “훈련과 소설 집필을 병행하다보니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는 행복했다. 야구가 너무 재밌었던 그 때의 추억을 되새기다보니 내 가슴은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다시 채워졌다”고 회상했다.

아버지 강수씨는 “운동은 옆에서 도와준다고 되는 게 아니라서 아들 혼자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모든 운동선수 부모들의 똑같은 심정”이라며 “그래서 가장 행복하게 야구했던 시절의 야구 일지로 글쓰기를 권했다”고 말했다.

강 선수에게 글쓰기는 어렵지 않았다.

교직에 몸담고 있던 부모님이 야구를 허락하는 조건으로 독서를 생활화하고 신문 칼럼이나 마음에 드는 글 속 문구를 찾아 손 글씨로 옮겨 적게 한 덕분이다.

대학 재학 내내 소설을 쓴 강 선수는 결국 지난 9월 말 ‘스크라이크 아웃 낫아웃’을 출간했다.

투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타자가 헛스윙한 공을 포수가 잡지 못하고 뒤로 흘릴 경우 타자가 아웃되지 않고 1루까지 진루하는 게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이다. 

강 선수는 “기록상으로는 삼진이지만 1루까지 진루하면 세이프다.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면 살 수 있는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이 길지 않은 제 야구 인생을 그대로 표현하는 용어”라며 “저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소설을 썼지만 야구하는 학생들이 무조건 한 번쯤은 겪을 만한 일들을 엮어냈다. 후배들이 방황하지 않고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책에 담았다”고 강조했다.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낸 강 선수는 고향에 대한 마음도 드러냈다.

강 선수는 “지금은 스포츠 행정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고향인 제주의 스포츠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게 인생 목표 중 하나”라며 “특히 부모님은 제주에 문학관을 짓는 게 꿈이다. 스포츠 행정가, 스포츠 전문가로 꼭 성공해서 부모님의 꿈도 이뤄드리겠다”고 얘기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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