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시름 양돈마을에 꽃 향기 ‘솔솔’
악취 시름 양돈마을에 꽃 향기 ‘솔솔’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0.10.27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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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문화기획자를 만나다(4) - 제주시 문화거점 공간 금악리
도내 마을 중 축사 밀집도 가장 높아
꽃으로 마을 브랜딩 긍정 변화 시도 
꽃길·묘목재배 ‘수눌음 마을정원’ 조성
악취 저감 허브군·조경 등 식재·관리
가축분뇨는 거름 활용, 천연퇴비 역할
게릴라 가드닝·벽화 등 주민 참여 확대
윤종선 금악리 문화도시 거점 공간 프로젝트 매니저(PM)가 수눌음마을정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돼지 축사가 많아 ‘돈사마을’로 불리던 제주시 금악리가 최근 ‘꽃마을’로 변하고 있다. 제주시 문화도시 4대 거점 공간 중 금악리에서 펼쳐지는 ‘꽃마을 금악리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변화구 팀은 지난해 제주시 리빙랩 사업으로 마을 꽃길을 조성해왔다. 올해부터는 마을 내 밭을 수눌음 마을정원으로 조성, 사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금악리는 올해부터 꽃길 조성을 넘어 주민들과 함께 활동 근거지인 밭을 통한 지렁이 키우기, 친환경 퇴비 만들기 등 실제적인 활동 중심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본지는 예비문화도시 제주시가 발굴한 시민 문화 기획자, 변화구 팀 소속 윤종선 금악리 문화도시 거점 공간 프로젝트 매니저(PM)를 만났다.
 

#‘돈사마을’에서 ‘꽃마을’로 거듭나길

변화구 팀의 '게릴라 가드닝 프로그램'

“아름다운 금악리 마을 이미지가 돈사로 가려지는 점이 아쉬웠어요. 허브 꽃의 악취저감 효과와 마을 정원이 이루는 경치로 꽃마을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습니다.”

제주시 문화도시 4대 거점 공간 중 금악리에서 펼쳐지는 변화구 팀의 꽃마을 금악리 프로젝트.

금악리는 도내 돼지 축사 밀집도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전국 각지에 제주 돈육을 알리고 있으나 마을 내 악취 문제가 오랜 기간 해결되지 않은 채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꽃으로 마을의 조용한 변화를 꾀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금악리 주민들과 마을 전체에 꽃을 심어 마을 브랜딩을 ‘돈사’마을에서 ‘꽃마을’로 바꾸기 위해 기획됐다.

사업 범위는 지난해 마을 꽃길 조성부터 시작해 올해부터 꽃길 조성을 위한 묘목재배 공간인 수눌음 마을정원(1973-2번지)이 조성돼 사업이 본격화 됐다.

참여 대상 또한 지난해 어린이에서 올해부터 학부모, 지역주민으로 확대되고 있다.

#수눌음 마을정원의 탄생

수눌음 마을정원 조성 장면

수눌음 마을정원은 금악리 내 2314㎡에 달하는 밭으로, 제주시가 올해 예비문화도시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금악리 주민으로부터 대여해 변화구 팀이 활동 근거지로 활용하고 있다.

변화구 팀은 지난해 금악리를 꽃마을로 만들어가는 사업 주체를 어린이로 정해 마을 꽃길을 조성해왔고, 금악리마을사무소부터 출발해 237m에 달하는 꽃길이 조성됐다.

올해부터는 수눌음 마을정원을 기반으로 사업 대상을 학부모 및 주민으로 확대해 ▲이주민 주말 농장 ▲나는야 어린이 정원사 ▲묘목 생산 등을 진행하고 있다. 수눌음 마을정원에는 향기 저감 허브군과 조경 초화류 등이 계절별로 식재‧관리‧번식되고 있다. 

현재 밭의 절반은 금악초등학교 학생들과 학부모, 이주민 12가구가 텃밭을 가꾸고 있고, 절반은 ‘변화구’와 마을 청년회가 금악리 길가에 심을 꽃들을 식재해 기르고 있다.

수눌음 마을정원의 역할은 금악리 꽃길 조성을 위한 묘목 재배 공간으로, 육묘장에서 가져온 묘목을 재배해 마을 꽃길에 환원하게 된다. 청년회 친목 교류공간이자 금악초 이주민 학부모를 위한 주말 농장 운영, 어린이 정원사 교육 공간으로도 쓰인다.

#자원순환 농법의 현장 교육

“금악리 돈사에서 나오는 돼지 분의 긍정적 면을 부각해 꽃마을 조성에 거름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천연퇴비를 사용하는 자원순환 농법인 셈이죠.”

변화구 팀은 올해부터 금악리 돈사에서 나오는 퇴비와 액비를 거점 공간의 거름으로 활용하고 있다. 돼지 분으로 천연퇴비를 만들어 사용하는 자원순환 농법을 고수하고 있다.

또 이들은 주민 대상 다양한 친환경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퇴비를 만들고, 꽃들을 키워가는 과정을 통해 마을 내 악취 저감 가능성을 인식케 하고 있다.

향후 변화구 팀은 다년에 걸쳐 자원순환 구조를 적용한 꽃 관현 상품 개발로 마을 수익 창출 기회를 발견하고자 하고 있다.

#주민 참여 프로젝트의 확대

올해 금악리에는 다양한 주민 참여 프로그램이 이뤄지고 있다.

변화구 팀은 지난달부터 마을 어린이 및 가족들을 대상으로 ‘게릴라 가드닝’을 진행하고 있다. 마을 내 유휴지에 해바라기 씨앗을 뿌리고, 해바라기의 성장과정을 관찰하고 성장일지를 쓰며 자연을 탐구하는 프로그램이다.

꽃마을 벽화그리기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변화구 팀은 지난 24일 테쉬폰에서 어린이들이 꿈꾸는 꽃마을 도안을 그렸고, 오는 31일 금악리 버스정류장 일원에서 실제로 부모님과 함께 마을 유휴 건물에 벽화를 그리게 된다.

아울러 다음 달 7일에는 주민 30명 내외를 모집해 마을 올레 꽃길 조성과 화단을 만든다.

기존 마을 꽃길 조성과 수눌음마을정원 조성 작업도 계속 중이다.
 

#마을에 생긴 조용한 변화

금악리 길 곳곳에 꽃길이 조성돼 있다.

금악리 내 꽃들도 꽃마을 금악리 프로젝트로 4계절 넘게 피고 졌다. 그 사이 마을 내에서도 조용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윤 PM은 본지와 마을 리사무소부터 시작해 기혜슈퍼 앞까지 조성된 꽃길을 함께 걸으며 조성 과정 및 변화상을 살펴봤다.

변화구 팀과 주민들은 마을 길가에 ▲제초 및 돌 화단 정리 ▲흙 고르기 ▲상토 복토 ▲방초 시트 도포 ▲꽃 식재 및 마사토 도포 순으로 꽃길을 조성했다. 수눌음 마을정원에는 마을 청년회 및 이주가족들이 손 잡고 밭을 일궜다.

꽃길 및 수눌음마을정원 조성으로 농업 마을인 금악리에서 밭이 없던 이주민들과 마을 청년회 등이 함께 밭을 일구며 교류가 이뤄졌다. 담배꽁초 등 사람들이 마을 길가에 무심히 버리던 쓰레기도 꽃길 조성으로 크게 줄었다.

“이주민 가정과 마을 청년회가 한 밭에 모이며 식사도 하고, 접촉빈도가 높아졌습니다. 꽃으로 마을 내 모든 문제가 단 번에 해결되진 않겠지만 주민 간 보이지 않는 간극이 조금씩 해소되기 바랍니다.”(윤 PM)

#문화도시 거점 공간 금악리는

지역 현안을 문화적 접근으로 해결하는 제주시 문화도시 4대 거점공간 중 한 곳이다. 금악리 내 악취 문제를 꽃을 통한 가드닝 프로젝트로 풀어가는 시민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변화구 팀원들은 류학열(초등교사), 송서은(사무직‧팀 대표), 윤종선(디자이너), 최성희(방송국 영상제작자), 홍준석(NGO봉사단체 출신 전기공‧이름순) 등이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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