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으로 변한 백신
‘불신’으로 변한 백신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0.10.25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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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맞아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지난 22일 기자가 도내 보건소와 민간 의료기관에서 만난 도민들은 하나같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하기가 무섭다고 입을 모았다.

제주에서도 독감 백신을 맞은 후 사망한 사례가 발생한 가운데 도민사회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도내 보건소와 민간 의료기관을 찾는 도민들의 발걸음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불안감을 무릅쓰고 독감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던 도민들도 의료 관계자들에게 백신이 안전한지 연신 물어봤다.

이처럼 도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독감 백신을 회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도민은 “음식(식재료) 등도 사회적으로 논란이 생기면 회수하는데 사람의 생명이 달린 백신을 가만히 두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런 지역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재 도내 보건소와 민간 의료기관 등에서는 독감 예방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는 독감 백신 접종과 사망의 직접적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질병관리청의 설명대로 독감 예방접종을 지속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22일 오전 제주보건소를 찾아 독감 백신을 접종하고 안전성을 홍보했다.

그러나 도민사회에 퍼진 백신에 대한 ‘불신’이 질병관리청의 설명과 제주도의 안전성 홍보로 잠재워질지는 미지수다.

불안감이 퍼지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해소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독감의 유행을 막기 위해 예방접종 시기를 마냥 늦출 수는 없지만 도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잠깐 중단을 해도 늦지 않는다.

제주도는 도민사회의 백신에 대한 ‘불신’을 해소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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