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꿈
자유인의 꿈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10.1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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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경 수필가

힐링 프로그램인 나는 자연인이다를 즐겨본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벗 삼아 산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건강이 좋지 않아 치유의 목적으로 산을 찾는다거나 개인 사정에 의해서 세상과의 거리를 두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tv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자연인은 세속의 삶과는 거리가 먼 자신의 선택한 삶에 매우 만족한 삶을 살고 있다. 들에서 얻은 약초는 물론이고 스스로 재배한 곡식이나 열매로 끼니를 해결 하는가 하면 인스턴트가 아닌 자연친화적인 식재료라서 건강에 도움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유야 어찌 됐든 속세에 물들지 않고 깊은 산중에 홀로 살아가기가 쉽지 않은데 이곳에서 지내는 사람들은 보통 평범함을 넘어선 깊은 내공이 느껴진다.

콘크리트 속 도시의 각박한 생활로 여러가지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연인 프로를 통해 많은 위안을 얻는다. 현대 문명의 발달은 온갖 편리함을 안겨주지만 물질적인 만족만이 행복이 잣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 시골을 찾아 귀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요즘, 우연히 동생이 운영하는 주말농장을 찾았다.

젊은 나이에 쉽지 않은 일인데 참으로 기특하다는 생각이다.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저녁을 이용하거나 주말을 활용해 밭농사를 짓고 있다. 밭 한쪽 구석에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친환경 농법을 이용해 재배하고 있다. 안으로 들어서자 물기 촉촉이 머금은 신토불이인 미니토마토가 불그스레 수줍은 얼굴로 반긴다. 곧게 자란 연보랏빛 가지 또한 얼마나 고운지 저절로 힐링이 된다.

풀내음이 향긋하다. 각양각색의 채소들, 아직은 새내기 농부라 관리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말이 주말 농장이지 600여 평 넘는 밭에 오이와 상추, 쑥갓 등 온갖 채소들을 심어 놓았다.

하나같이 큰 돈이 되지 않는 농작물, 노력한 만큼 댓가도 따라 주지 않지만 흙을 밟으며 자연 속에서 생활한다는 자체만으로도 힐링이 된다고 하니 제대로 자연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샘이다.

한아름 온갖 채소를 가지고 집으로 왔다. 싱싱한 야채들로 저녁상이 풍성하다. 힐링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오라며 손짖으로 마중한다. 동생 부부를 보면서 사람도 자연의 일부임을 느낀다. 사람은 자연에서 벗어나 살 수 없으며 자연과 함께 할때가 가장 행복한 것이다.

정성들인 만큼 되돌려 주는 정직함, 흙을 밟고 살아야 진정 인간의 참뜻을 알고 우주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나도 가끔은 흙을 밟으며 자연과 함께 사는 꿈을 꾼다. 아무런 꾸밈없이 순수한 모습으로 자연과 대면하고 싶어진다. 땅을 밟는다는 것은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자연에 한발짝 다가선 동생 부부가 한없이 부러워지는 날이다.

뉴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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