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추벽 증후군이 어떤 병 이길래…
무릎 추벽 증후군이 어떤 병 이길래…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10.0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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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호 정형외과 전문의

요즘 대한민국을 들었다놨다하는 정형외과 질환이 있다. 바로 추벽 증후군이다. 필자에게도 대체 추벽증후군이 얼마나 심각한 병 이길래 그 정도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추벽은 무릎 안에 있는 섬유막인데, 태아 때 만들어 졌다가 점차 흡수되면서 생후 6개월이 지나면 거의 사라진다.

한국인 3명중 1명 정도는 성인이 돼서도 남아 있는 추벽을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의 추벽은 부드러운 조직으로 문제가 없지만, 일부는 태생적으로 두껍고 딱딱하다. 또한 성장과정에서 잘못된 생활 습관이나 무리한 운동으로 원래 부드러웠던 막이 딱딱하게 비후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추벽이 무릎을 움직일 때마다 뼈 사이에 끼어 연골에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고 두꺼워 지면서 연골과의 심한 마찰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한다. 마치 속옷 재봉 안감이 부드러워야 하는데 거칠게 되면 마찰 때문에 속살에 상처를 내는 것과 같다. 이렇게 추벽이 있다고 해서 모두 아픈 것은 아니고 병을 유발하는 경우에만 특별히 병적 추벽이라고 해서 치료 대상으로 본다.

추벽증후군 환자는 20~30대가 많고 태생적으로 두꺼운 사람은 10대에도 발생할 수 있다. 바닥에서 일어서거나 계단을 내려올 때처럼 체중이 실린 상태로 무릎이 구부려 질 때 통증이 유발된다.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 무엇인가 걸리는 느낌이 있고 무릎에서 소리가 계속 나며 오래 서 있을 때 아프고 쪼그려 앉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

이러한 증상은 반달연골 손상이나 연골 연화증의 경우에도 보일 수 있어서 정형외과 의사의 면밀한 병력청취와 진찰이 중요하다. 추벽과 연골의 마모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관절경 검사가 가장 정확하지만 무릎에 구멍을 뚫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검사를 통해 추벽 증후군이 진단되었다면 우선은 비수술적 치료를 한다. 무릎을 반복적으로 구부렸다 폈다 하는 동작을 피하고 다리를 꼬거나 양반다리를 장시간 하는 것도 피한다. 허벅지 앞쪽 대퇴사두근 강화 운동을 하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 통증이 심할 때는 물리치료와 함께 소염 진통제를 복용한다.

이와 같은 치료를 3~6개월간 해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관절 내시경으로 문제가 되는 추벽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다. 수술 후 통상 일주일 정도 지나면 일상생활로 복귀하지만 드물게 수술 후에도 통증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정리하자면 젊은 사람이 특정 동작을 하면서 무릎 앞쪽 통증을 유발하는 추벽증후군은 자세와 생활 습관 개선, 그리고 물리치료와 약물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를 우선 한다. 하지만 장시간 보존적 치료를 해도 증상이 악화된다면 관절 내시경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추벽이 연골을 손상시키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결국 관절염과 같은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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