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상에 올리는 ‘11월’ 화두
추석상에 올리는 ‘11월’ 화두
  • 부영주 주필·편집인/부사장
  • 승인 2020.09.2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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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주 주필·부사장

정치의 계절이다. 

정치는 멀리서 보면 비극, 가까이 보면 희극이라고 한다. 대선주자들의 정치 퍼포먼스가 특히 그렇다. 특히 대선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다가오는 2022 대선도 예외가 아니다. 여야(與野) 할 것 없이 대선주자들의 막전막후 경쟁은 뜨겁다.

요즘 정치판의 화두가 일견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추미애’는 껍질일 뿐이다. 여야가 마음은 저만치 콩밭에 놔둔 채 ‘추미애’ 공방(攻防)을 벌이고 있다.

그래서일까. 어이없는 헛발질을 하더니 마침내 ‘안중근 의사’까지 등장했다. 이 비극 같은 희극, 희극 같은 비극. 앞으로 런닝타임은 길어봐야 한 달 반 될까 말까. 그리고 진짜 화두는 ‘11월’이다.

▲여권 대선주자는 이낙연과 이재명이다. 하지만 두 이씨가 끝까지 완주할까. 여론조사가 우선 두 사람을 꼽고 있고 이들의 뒤에 사람들이 줄지어 있다.

하지만 정치권 브레인들은 천만의 말씀이다. 실제로 여권의 핵심부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고 있다. 눈치와 눈치로 “11월 6일에 있을 김경수 경남지사 재판이 끝날 때까지 말을 아끼자”고 한다.

법원이 이재명에게 면죄부를 주듯이 김경수에게도 면죄부를 주는 날, 이른 바 ‘진문’(眞文)이 다시 날개를 달게 된다는 말이다. 김경수는 자타가 인정하는 노무현-문재인 정권의 적자(嫡子)다. 지금 이낙연이나 이재명이 ‘진문’을 향해 갖은 구애를 해도 꿈쩍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권의 ‘11월’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된다. 우리의 대통령선거사에 여론조사 후보지지도 1~2위를 달리면서 초반에 종을 울리다가 ‘땡’하고 사라진 인물들이 얼마나 많으냐고.

▲그런데 야권의 대선후보는 어디에 있나. 각종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잠룡’들은 순위 상단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 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1월’쯤이면 ‘깜짝 주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글쎄다. 그게 누굴까. 두고 봐야겠지만 현재 당내에서 직·간접적으로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는 인사는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그리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정도다.

유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은 대중의 인지도가 상당히 넓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대구경북 자신의 고향에서 지지세가 꺾였다. 또 오 전 시장은 지난 총선에서 신인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에게 패했다.

이에 반해 원희룡 지사는 상대적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약하다. 하지만 과거 학생운동 경력과 보수진영의 대표적 개혁소장파라는 참신성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11월’ 깜짝 주자는 이들 중 누구일까. 아니면 또 다른 누구일까.

▲야권에도 긍정적인 메시지는 적지 않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실시한 9월 2주차 주간집계에서 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해 부정 평가가 50.0%를 기록했다. 긍정 평가는 45.6%였다. 더욱이 강원(64.2%), 제주(60.8%) 등에서는 부정 평가가 60%를 넘었다.

제주도에서 정당지지율은 국민의 힘 34.6%, 민주 27.1%, 정의당 6.0%, 국민의당 8.9%, 기타 정당 4.5%, 지지정당 없음 18.9%로 나타났다. 물론 이 여론조사가 표본 수가 지나치게 적고 연령별 분포가 불균형을 이루는 등 문제점이 적지 않다. 그러나 최근 여론추세가 야권에 좋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야권이 대선에 기대를 거는 이유일 것이다.

열흘 후 추석이다. 대선이 1년 반이나 남았고 깜깜이 판국이지만 올 추석상에 이 말을 올린다.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고뿌(컵)가 없으면 못 마십니다.”

그 ‘고뿌’는 예나 지금이나 국민의 손에 있다.

부영주 주필·편집인/부사장  boo4960@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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