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이후 격동기 한반도의 축소판, 제주도.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초현실 속 제주4‧3의 진실을 찾는 소설이 발간됐다.
역사학자 주철희가 최근 펴낸 소설 ‘탄압이면 항쟁이다’다.
소설은 현재진행형인 제주4·3을 72년 전 과거에서 현재로 불러온다. 현세인물과 역사적 인물의 대화는 독자로 하여금 제주4·3을 새롭게 깨닫고 통찰하게 한다.
소설은 ‘저승에서 온 노인들’과의 대화라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극적 장치 덕에 제주4·3을 밝히는 과정은 단순히 과거의 추적에서 머무르지 않고, 제주4·3이 상황이 재현된다.
등장인물들은 제주4·3 주요 사건이 펼쳐졌던 장소를 거치면서 역사 현장에 동화되고, 그들의 육성을 통해 제주4·3의 진실에 접근하며 소설 속 현실에 몰입된다.
이들과 만남이 허락된 시간은 단 하룻밤이다. 저승에서 온 노인들은 자신들이 겪은 제주4·3에 관한 이야기를 현재를 사는 이들에게 들려준다.
노인들의 증언을 따라가다 보면 소설은 교차하는 증거와 자료들, 시대적 흐름 속에 산 인물들이 어떤 길을 선택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안내자 역할을 주저하지 않는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