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다와 필러는 죄가 없다
다시다와 필러는 죄가 없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9.1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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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우 성형외과 전문의

요즘 유행하는 영상 사이트의 썸네일들을 보면 참 하지 말라는 게 많다. ‘절대 00사지 마라’, ‘절대 00먹지 마라’, ‘절대 00쓰지마라’, ‘절대 최선을 다하지 마라’, ‘운동 절대 하지마라’, ‘필러 절대 맞지마라’….

자극적인 제목으로 눈길을 끌어야 클릭 수가 나오니 이해는 하지만 내용이 맞지 않거나 제목과 내용이 일치하는 않는 영상들도 더러 보게 된다. 한동안 유행했던 필러 절대 맞지마라 영상을 보다가 불현듯 과거 MSG 위해성 논쟁에 대한 생각이 났다.

어린 시절 다시다나 미원은 어머니가 음식을 할 때 반드시 들어가는 조미료였다. 시간이 흘러 어느 날부턴가 MSG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하고 ‘화학’조미료라는 딱지가 붙으면서 사람들은 다시다와 미원을 나쁜 것으로 몰아가기 시작했다. 글루타민산소듐(MSG:monosodium glutamate)이라고 불리는 물질은 도쿄대 이케다 교수가 다시마 국물에서 나는 특유의 맛을 연구해 정제해 냈다고 한다.

결국 다시마에 존재하는 자연유래 물질을 이용해 ‘화학’조미료로 만들어 낸 것이다. 실제로 MSG의 원료인 글루타민산은 모유에도, 토마토에도 치즈에도 들어있는 자연계에서도 흔한 물질이고 우리 몸안에서 스스로 합성도 한다. MSG에 대한 위해성에 대한 논쟁은 지금에 와서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막연한 거부감이었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물론 나트륨을 과다 섭취할 수 있어 많이 먹어서 좋을 것은 없다.

필러의 주성분은 히알루론산(Hyaloronic acid)으로 우리 몸 속에 존재하는 다당류의 일종이다. 피부, 관절, 연골, 눈물 등에 많이 있고 온몸에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물을 함유하는 특징이 있어 보습 효과가 매우 좋아서 인공 눈물의 성분으로도 사용된다. 히알루론산을 가교제를 이용해 결합시켜 체내에서 오랜기간 유지되도록 만든 것이 바로 히알루론산 필러이며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결국 원래부터 몸에 존재하던 성분을 정제해 만들어내 ‘조직수복용 재료’로 만들어 낸 것이 필러라는 물질이다. 조직수복용 재료이므로 우리 몸에 볼륨이 모자란 곳을 보충해 주는 역할을 해주고 몸에서 천천히 흡수해 사라지게 된다. 혹시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양이 많을 때는 히알루로니다제(hyaluronidase)주사로 제거도 가능하다. 물론 필요 없는 부위에 과량으로 맞으면 이전에 이슈가 되었던 ‘선풍기 아주머니’처럼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 후에 적절한 부위에 적절한 양을 시술 받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도구는 올바른 목적을 가지고 적절하게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칼이라도 강도가 들면 사람을 해치는 도구요 요리사가 들면 멋진 요리도구가 되는 것처럼 필러 또한 적절한 곳에 알맞은 방법으로 시술하게 되면 건강한 젊음을 유지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뉴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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