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상'만 남긴 의료계 집단행동
'내상'만 남긴 의료계 집단행동
  • 변경혜 기자
  • 승인 2020.09.08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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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사회적 파장을 크게 일으키고 내상만 남은 싸움이 있었을까?

생명을 살리기 위한 마지막 보루인 응급실마저 마비시켰던 이번 의사-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은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분노와 불신만 남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의 4대 정책(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약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이 잘못됐다며 필수인력까지 빠져나간 의료현장을 지켜봐야 했던 환자와 가족들,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헌신했던 간호사 등을 국민들은 여과없이 목격했다. 집단행동 기간 중 사망한 환자들에게 그들은 어떤 해명을 할 수 있을까?

그들이 가장 극렬하게 저항했던 ‘의대정원 확대’ 반대는 다수의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코로나19를 경험하며 의료인력 확대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공감대가 형성됐다.

우리보다 높은 수준의 의료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독일은 2년 내 공공의료 서비스인력을 5000명 증원키로 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독일의 의사비율은 1000명당 4.3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중 스위스와 함께 7위다. 1000명당 2.6명(36위)인 우리 환경에서 1년에 400명씩, 10년간 4000명의 의대 정원을 증원한다고 해도 엄청난 차이다.

더구나 의사들이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지원하기 위해 수십억원을 모금하고 ‘공공의대를 졸업하면 서울대병원 교수 우선 채용’ 등의 가짜뉴스까지 만들어 퍼뜨렸다는 사실까지. 젊은의사들을 방패막이 삼았다는 비난도 이어진다.

전공의들의 복귀에도 의료현장의 갈등은 여전하다. 그래도 공공의료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멈춰선 안된다. 그들 역시 감은 눈을 뜨고 귀를 열어야 한다. 자신들을 향한 비판을 직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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