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제주’를 만난다...세계유산축전 개막
‘숨겨진 제주’를 만난다...세계유산축전 개막
  • 정용기 기자
  • 승인 2020.09.03 2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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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유일의 유네스크 세계자연유산 제주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 화산의 거친 숨결로 생긴 오름과 동굴 가운데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신비한 자연의 비밀이 4일부터 오는 20일까지 17일간 공개된다.

만장굴과 김녕굴, 벵뒤굴 등 동굴 탐험과 거문오름-월정리 트래킹 투어, 성산일출봉에서의 1박2일 야영·실경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2020 세계유산축전을 통해 천혜의 자연 제주의 가치를 되새긴다.
 
▲‘만년의 비밀 속으로’ 특별 탐험대
특별 탐험대는 여태 공개되지 않았던 용암동굴과 용암길 협곡 등을 탐험한다.

만장굴과 김녕굴 탐험대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만장굴의 비공개 구간인 제1입구 약 1㎞ 구간을 탐방하고 그동안 동굴 전체가 공개되지 않았던 김녕굴도 탐험하게 된다. 

비공개 구간인 만큼 밧줄 구조 용암 흔적 등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동굴 형성 당시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비공개 동굴인 벵뒤굴을 탐방하는 벵뒤굴 탐험대도 마련됐다.

벵뒤굴은 천연기념물 제490호로 도내에 분포하고 있는 용암동굴 가운데 가장 복잡한 동굴 내부구조를 갖춘 미로형 동굴이다. 

용암길 협곡 탐험대는 일반인 미출입 구간인 거문오름과 벵뒤굴 사이에 형성된 협곡을 탐험한다.

용암길 협곡은 용암동굴의 천장이 얇거나 불규칙하게 형성된 경우 화산 폭발 시 동반되는 지진에 의해 쉽게 천장이 무너져 계곡처럼 만들어진 지형이다.

각 특별 탐험대 참가자에게는 탐험 인증서도 발급된다.
 
▲‘만년의 시간을 걷다’ 불의 숨길 트래킹
불의 숨길 트래킹은 거문오름에서 시작된 용암의 숨결을 따라 누구나 걸을 수 있도록 특별 개발된 트래킹 코스다.

트래킹 코스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거문오름부터 구좌읍 월정리 해안까지 용암동굴 주변과 지질학적 가치들이 담긴 20㎞ 구간으로 마련됐다.

제1구간인 용암의길은 뜨거운 용암이 거침없이 흐르면서 만들어낸 거대 협곡 주변을 걷는 코스다. 그 속에서 불어오는 숨골과 다양한 자연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거문오름에서 출발해 웃산전굴까지 약 4.8㎞ 구간이다.

웃산전굴부터 만장굴까지 약 8.9㎞ 구간인 제2구간 동굴의 길은 용암동굴 바로 위를 걸을 수 있도록 준비됐다. 소요시간은 약 3시간이다.

제주 특유의 원시림 속에서 용암이 흘러간 길을 걸으면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약 4시간이 소요된다.

돌과 생명의 길인 제3구간은 제주 사람들의 삶이 담겨있는 코스다.

푸른 바다와 하늘을 바라보며 걷는 이 길에서 제주인의 이야기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만장굴부터 월정리 해안까지 약 6.9㎞ 구간으로 소요시간은 3시간 정도다.
 
▲‘제주와 자연 그리고 사람’ 성산일출봉 야영·실경공연
‘세계자연유산 기억의 날’이라는 주제로 성산일출봉 일원에서 오는 19일 1박2일 야영을 하며 세계자연유산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1박2일 야영은 당연한 것처럼 잊고 지냈던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돌아보고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을 기억에 담아 가치를 나누기에 충분하다.

제주 바다를 배경으로 성산일출봉 우뭇개 해안에서 펼쳐지는 대형 실경공연도 빼놓을 수 없다.

제주의 자연에 깃든 신화와 사람의 이야기, 세계유산축전의 상징성을 접목해 구성됐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식기념식을 연출한 김태욱 총감독을 비롯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연출에 참여했던 강보람 작가, 김동훈 미술감독, 강지혜 조명감독, 김혜림 안무감독, 이진희 의상감독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연출가들이 연출을 맡았다.
 
▲아트 프로젝트 ‘고요의 울림’과 ‘불의 기억’
세계자연유산이 인간에게 들려주는 영감과 사색의 시간도 마련됐다.

만장굴 아트 프로젝트 ‘고요의 울림’은 태초의 고요와 어둠을 품은 만장굴에 사람의 빛과 소리로 다양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조명과 음향 시스템 등을 최대한 지양해 만장굴의 공간적 특성과 무형유산을 이어가는 인간이 같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자리로 구성됐다.

만장굴 일반공개 구간 내 4개 지점에서 만장굴 방문객은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불의 숨길 아트 프로젝트 ‘불의 기억’은 용암이 흐르는 길에서 만난 감동과 영감으로 탄생한 도내·외 미술작가 20명의 예술작품으로 조성됐다.

불의 숨길 구간 내 주요 지점에 자연과 함께 숨쉬는 자연미술과 대지미술로 펼쳐지며 불의 숨길 이용자는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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