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정치 수장 달라이라마의 궁전 ‘포탈라궁’
종교·정치 수장 달라이라마의 궁전 ‘포탈라궁’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9.0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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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부. 신들의 땅, 세계의 지붕 서티벳을 가다(2)
티벳을 상징하는 건물인 포탈라궁. 포탈라궁 앞 광장 주변으로는 인공호수가 조성됐고 중국식 팔각정이 세워졌으며 바닥에는 대리석이 깔려있다. 예전 모습이 많이 사라진 듯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티벳을 상징하는 건물인 포탈라궁. 포탈라궁 앞 광장 주변으로는 인공호수가 조성됐고 중국식 팔각정이 세워졌으며 바닥에는 대리석이 깔려있다. 예전 모습이 많이 사라진 듯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 사방에 무장 군인 배치, 삼엄한 경계

티벳은 거대한 산맥으로 에워싸인 높은 고원에 있습니다. 

비교적 평탄한 고원의 북쪽 부분은 장탕(Byang-thang, 북부 평원이라는 뜻)이라 불리는데 고도가 4600m, 길이는 동서로 1300㎞가 넘게 뻗어 있고 북쪽으로는 쿤룬산맥(崑崙山脈)과 경계를 짓고 있습니다.

티벳 고원의 서쪽과 남쪽 경계는 8848m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봉을 안고 네팔과 국경에 늘어선 히말라야 산맥이고 마나사로바호(Manasarowar Lake) 북쪽의 동으로 뻗은 산맥이 트랜스히말라야 산맥인데 이 산맥의 몇몇 봉우리는 6100m가 넘는답니다. 

트랜스히말라야 산맥은 브라마푸트라(Brahmaputra)강에 의해 히말라야 산맥과 분리되고 이 강은 시짱(西藏) 남부를 가로지르며 흐르다 남쪽으로 꺾어져 산맥을 가로지른 뒤 인도로 들어갑니다. 

티벳의 정식 행정지명은 시짱 자치구(西藏 自治區)로 동쪽으로 쓰촨성(泗川省), 남동쪽으로는 윈난성(雲南省), 북동쪽으로는 칭하이성(靑海省), 북서쪽으로는 신장웨이우얼자치구(新疆維吾爾自治區), 서쪽으로는 분쟁 중인 잠무카슈미르, 남쪽으로는 인도·네팔·부탄·미얀마와 경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1950년 중국에 침공당하기 이전까지는 외부 세계로부터 고립된 고유의 문화와 종교를 갖고 있던 국가였습니다. 

이런저런 주의사항을 듣고 얼른 밖으로 나갔습니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살펴본 라싸는 도시가 그리 복잡하지 않아 찾아다니기가 어렵지 않을 것 같아 카메라만 매고 길을 나섰습니다. 

숙소 밖으로 나서자 전통 티벳 복장을 한 사람마다 긴 염주를 들고 다니거나 작은 마니차(불교 경전을 넣은 경통)를 들고 돌리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은 동티벳 여행 때도 많이 봤지만 그 때와는 좀 달라 보이는 듯합니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라싸 최대 사원인 조캉사가 있어 그런지 사람들이 북적거려 미지의 도시가 아닌 중국 어느 도시와 같은 느낌이 듭니다. 

조캉사 옆을 지나는데 사방에 무장한 군인들이 보입니다. 민족의 독립을 염원하는 승려들에 대한 삼엄한 경계가 이뤄진다는 언론보도를 본 적이 있는데 실제로 무장 군인들을 보니 그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이 카메라를 들고 서성거려도 괜찮은지’ 죄지은 것도 없는데 괜히 겁이나 슬슬 눈치를 보며 빠른 걸음을 걷게 됩니다. 

천천히 다니라는 주의도 잊고 서둘러 포탈라궁 앞 광장으로 바삐 걸었더니 금방 호흡이 가빠집니다. 그래도 그동안 동티벳이나 네팔 트레킹 다니면서 꽤 고소 적응을 잘하고 있었다고 자부심을 느꼈는데 이곳에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인데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거리에 조성된 마니차를 현지 주민이 돌리고 있다.
거리에 조성된 마니차를 현지 주민이 돌리고 있다.

■ 오체투지로 라싸까지…

예전에  오체투지(五體投地)를 하며 라싸를 향하는 한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TV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가족은 무려 1년간 오체투지를 하며 라싸에 도착했고 많은 사람이 그들을 성인으로 대접했습니다.

그 기억을 더듬어 당시 TV 프로그램에서 봤던 현장을 찾았으나 지금은 새롭게 단장해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포탈라궁 앞 광장. 인공호수가 조성됐고 중국식 팔각정이 세워졌으며 바닥에는 대리석이 깔렸습니다. 이곳에도 사방에 무장 군인들이 배치돼 여행자들에 불안감을 주고 있습니다. 

이 광장은 들어가는 문과 나가는 문이 끝과 끝에 있어 한참을 헤매다 겨우 출구를 찾았습니다. 

한 쪽에 사람들이 모여 있어 들여다보니 한 건물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 것입니다. ‘뭐 하는 건가?’ 하고 어리둥절해하는데 한 티벳 사람이 그런 저를 보더니 손짓으로 한 곳을 가리킵니다.

그는 한 언덕을 가리켰는데 그 곳에 있는 이층집 옥상에 사람들이 올라가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 포탈라궁이 가장 잘 보이는 장소랍니다. 

옥상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오늘은 무료랍니다. 줄을 서 기다리다가 옥상에 올랐는데 과연 포탈라궁이 한 눈에 들어오는 명당자리입니다.

서티벳을 오기 전까지는 포탈라궁을 사원으로 알고 있는데 알고 보니 달라이라마의 궁전이라고 합니다. 티벳을 상징하는 건물이라 그런지 무척 거대합니다.

숨을 참으며 사진을 찍다 보니 호흡이 가빠집니다. 라싸가 해발 3650m로 높다고는 하지만 동티벳을 갔을 때 꽤 높은 곳을 올라도 지금처럼 힘들지 않았는데 그동안 몸이 약해졌나 하고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가이드가 하는 말을 들어 보니 동티벳은 산림이 많아 산소가 많지만 서티벳은 나무가 없어 고소증세가 심한 편이라는 겁니다.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2시간 동안 돌아다니며 본 라싸는 중국의 어느 도시보다 깨끗합니다. 그리고 거리에서 만난 티벳 사람들도 정겨운 모습입니다. <계속>
<서재철 본사 객원 大기자>

도심을 조금 벗어나자 바위마다 하늘을 오르는 사다리가 그려졌고 그 위에 탑이 세워졌다.
도심을 조금 벗어나자 바위마다 하늘을 오르는 사다리가 그려졌고 그 위에 탑이 세워졌다.

 

뉴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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