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없고 하드웨어만 덩그러니
문화는 없고 하드웨어만 덩그러니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0.08.30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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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제10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 대상을 받았던 제주지역 문화사업이 현재는 하드웨어만 남은 채 썰렁하다. 제주시 건입동의 ‘지붕없는 박물관 만들기’ 사업이다.

지난해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제주도로부터 김만덕 객주 운영 권한을 이양받았다는 보도자료를 보내왔다.

재단의 새 운영 공간에 대한 기대감으로 공간을 찾았으나 공간에서는 문화가 있는 날 마당공연 및 빙떡 나눔 외 별도 문화 프로그램이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었다.

올해 초 다시 찾은 공간은 문화 프로그램뿐 아니라 기존 객주 공간을 임대한 건입동마을협동조합이 진행하던 음식 판매마저 객주 시설 새 단장을 이유로 장기간 멈춰 있는 상황이었다. 

조합은 이달부터 휴업 8개월 만에 문을 열었지만 이외 현재까지도 눈에 띄는 후속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후 기자는 몇 개월 후 건입박물관이라 써진 채 ‘구경할 사람은 연락을 달라’는 메모만 붙여진 허름한 건물을 발견했다.

건입동에 요청해 박물관 문을 열자 건입박물관은 노후화된 건물과 부실한 콘텐츠, 인력 문제 등으로 사실상 박물관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평균 관객 수도 주간 3∼4명에 그쳤다.

다행히 현재는 제주시 마을활력과에서 국비를 확보해 건입박물관을 주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입장이다.

기자는 취재 도중 이 두 공간이 10여 년 전 건입동 마을 주민들이 뜻 모아 진행한 ‘지붕없는 박물관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다는 걸 알게 됐다.

제10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 대상을 받았지만 이후 사실상 방치돼 온 두 건물의 사례는 아무리 사업 취지가 좋아도 그 뜻을 잇거나 개선하려는 후대의 의지가 없다면 반쪽짜리 공간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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