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수락연설하며 울컥 “코로나19로 삶은 더 고달파질 것”
오영훈, 당 대표 비서실장 전망…재선 후 당내 입지 굳혀
32년 정치인생 마감 이해찬 “남북관계 교착, 가장 아쉽다”
더불어민주당 새 당대표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변없이 60% 이상의 압도적 득표율을 보이며 대세론을 입증했다.
지난달 25일 제주에서 출발한 전당대회 레이스는 코로나19로 사상 첫 온라인으로 전환해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온라인생중계로 진행, 당 대표후보에 나선 이낙연 60.77%, 김부겸 21.37%, 박주민 17.85%를 각각 얻으며 막을 내렸다.
최고위원엔 재선의 김종민 의원, 사상 첫 기초단체장인 염태영 수원시장, 4선의 노웅래 의원, 여성할당이 아닌 자력으로 당선된 초선 양향자 의원이 각각 선출, 슈퍼여당 지도부에 입성했다.
신임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당대표 수락연설을 통해 “저의 결의를 윈스턴 처칠이 2차 대전 때 했던 말로 대신하겠다. 우리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한 마디로 대답하겠다. 그것은 승리다”라며 의지를 밝혔다.
자택에서 자가격리중인 이 대표는 “저희 집 창문을 통해 보는 국민 여러분의 삶에 저는 가슴이 미어진다”며 “거리는 비었고 사람들의 통행은 한산하다. 가게는 문을 열었지만 손님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 이 고통은 얼마간 더 커질 것이다. 실업자는 늘고 여러분의 삶은 더 고달파질 것”이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국민의 ‘5대 명령’이라며 △코로나 전쟁 승리 △국민의 삶 지키기 △코로나 이후 미래 준비 △통합의 정치 △혁신 가속화를 위해 온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대권주자인 이 전 총리가 당 대표에 당선되면서 제주지역 오영훈 의원(제주시을)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대표의 핵심으로 역할을 해온 오 의원은 이날 오후 열린 주요당직 인선에서 비서실장에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 오 의원은 당내 기반이 취약했던 이 대표의 조직력을 확보하는데 초반부터 주요 역할을 맡아오면서 당내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다.
한편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마무리함에 따라 당대표 2년 임기를 마무리짓고 한국정치사 32년 파란만장했던 정치현장에서 물러나는 이해찬 전 대표의 향후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8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에서 충분한 교류 기반을 만들고 싶었는데 최근 교착상태라는 점이 가장 아쉽다”며 “재집권에 실패해 이명박, 박근혜 정권으로 넘어가면서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가 추진한 정책들이 왜곡되는 것을 볼 때 안타깝고 아쉬웠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전 하신 말씀처럼 민주주의와 경제, 남북관계가 무너졌다. 그 말씀을 듣고 정치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재집권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회했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