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전 의원 “정부 수립·분단, 광복 명암 아픈 역사도 잘 기억해야”
강창일 전 의원 “정부 수립·분단, 광복 명암 아픈 역사도 잘 기억해야”
  • 변경혜 기자
  • 승인 2020.08.13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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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광복절 앞두고 한일역사 전문가 강창일 전 의원을 만나다

 

“한일관계 악화로 제주관광·어민 타격
안타깝지만 당장 개선 가능성 없는 듯
향후 일본 정치 상황 1년 내 크게 변화”


광복 75주년 8·15광복절을 앞둬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관계의 재정립을 위해 한일역사 전문가인 강창일 전 국회의원을 만났다. 제주지역은 한일관계 악화에 따라 일본 관광객 급감으로 관광시장이 직격탄을 맞았고 한·일어업협정 결렬 장기화는 제주어민들의 타격으로 이어져 수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 전 의원은 먼저 “제주지역의 상황은 안타깝지만 한일관계 재정립은 제주도 차원에서 풀 수 있는 사안은 아니고 우리뿐만 아니라 일본 역시 동시에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란 걸 양국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당장 제주를 생각하면 한일관계가 좋아지길 희망하지만 이 상황이 당장 나아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20대 국회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장으로 의원외교를 이끌었던 강 전 의원은 무엇보다 양국관계를 악화시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본 아베 총리의 책임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는 한편 향후 일본 정치 상황에 대해 “1년 이내에 아베 총리는 몰락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겠지만 한일관계를 개선하려는 측이 향후 일본 정치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우리 법원이 전범기업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에 대한 국내자산 압류와 일본제철의 항고 등에 대해서도 강 의원은 “재정신청도 할 수 있고, 현금화 조치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장 숨 고르기 할 시간 동안 거중조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강 전 의원은 “일본에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반일’이라고 주장 하지만 사실 문 대통령은 매우 원칙적인 입장을 취해왔다”며 “화이트리스트와 지소미아 문제를 동시에 풀자, 강제동원 문제는 협상테이블에서 양국이 대화로 풀자는 일관된 입장을 제시했지만 이를 거부한 것이 일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강 전 의원은 “동전은 늘 양면이 있듯 이를 기회로 아베의 본질을 파악했고 우리로선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 우리경제의 체질 개선, 일본 의존에서 수입 다변화 등 성과가 있었다”며 “여기에 세계가 인정하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겪으며 우리 국민 스스로 선진국과 나란히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걸 눈으로 보고 ‘위대한 대한민국, 위대한 국민’이란 슬로 건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느냐”라고 평가했다.

다만 강 전 의원은 “그럼에도 여전히 한일 양국은 이웃국가로서, 다양한 교류협력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그러나 외교란 상대가 있어서 우리 혼자 노력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상대를 자극하거나 또는 굴욕적이어서도 안 되고 또한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어서 양국 외교채널이 물밑조율을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75주년 8·15의 의미에 대해 묻자 강 의원은 끊이지 않는 건국절 논란, 최근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백선엽 논란 등을 거론하며 ‘완전한 해방’에 대해 더욱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제강점으로부터 해방이 되고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됐지만 동시에 남북분단의 시작이 기도 하다. 명(明)과 암(暗)이 동시에 공존한다. 1945년 8·15는 결코 간단치 않다. 해방을 맞았으나 친일파가 요소요소에 뿌리내렸고 해방된 나라라고 하기엔 곤란한 상황들이 이어져왔다. 최근엔 독립군을 학살한 간도특설대 출신 백선엽씨가 전쟁영웅으로 묘사되며 국론을 분열시키고 대전현충원에 안장되는 슬픈 현실도 지켜봤다. 또한 1919년 3·1독립운동을 계승한다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고 위헌적 주장을 하는 건국절 논란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픈 역사도 잘 기억해야 한다. 위대한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지만 동시에 분단을 맞은 우리에게 75주년 광복절은 한반도의 미래인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큰 화두 로 던져지길 희망한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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