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피부지만, 괜찮아
여드름 피부지만, 괜찮아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8.1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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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KBII 한국뷰티산업연구소 수석연구원)

털을 만드는 모낭에 붙어 있는 피지선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인 여드름은 보통 사춘기에 발생하지만, 성인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얼굴, 목, 등, 가슴 등과 같이 유분이 많은 피부 부위에 잘 생기고 정상적인 상태에서 피지는 모낭 벽을 따라 위로 올라가서 피부를 통해 밖으로 배출되고 피지가 피부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모낭 주위에 갇히면 염증을 불러일으키는 박테리아가 번식하는데, 이것이 바로 여드름이 되는 것이다.

여드름은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피부 문제이다. 10대에게만 나타나는 것도 아니며 치료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재발해 홍반을 남기기도 한다. 여드름 문제로 고민하다 지쳐 치료를 포기해버린 주변인들을 간혹 보게 된다.

나이, 성별, 피부색에 관계없이 여드름은 모두에게 나타날 수 있다. 중요한 사실은 여드름이 염증으로 일어나는 질환이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염증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인데 놀랍게도 셀 수 없이 많은 여드름 제품에 되려 여드름을 악화시키거나 염증을 유발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 10대초부터 생긴 여드름은 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지면서 피지샘이 본격적으로 발달해 발생하는 것으로, 피지선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 T존 부위(이마와 코)에 주로 생기는 특성이 있다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는 다섯 가지 주요 요인(그리고 한 가지 작은 요인)이 있다. 호르몬 작용(주로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 염증, 피지샘의 피지 과다 분비(피지샘은 안드로겐과 피지 생성을 일으킨다), 피부 표면과 모공 내의 과다한 죽은 세포, 모공 속의 박테리아로 인한 염증, 화장품이나 특정 식·약품에 대한 과민 반응 등이다.그렇다면 트러블은 어떻게 생길까. 피지샘은 프로피오니박테리움아크네(이하 P.아크네)라는 박테리아가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죽은 세포와 피지샘에서 분비되는 과도한 피지는 P.아크네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게 되며 넘치는 피지 분비는 박테리아를 증식시키고 이 때문에 자극과 염증이 생긴다.P.아크네균은 피부가 건강할 때는 피지가 모공을 부드럽게 만들고 피부에 녹아들어 피부 표면을 촉촉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피부 상태가 나쁠 때는 피지와 털, 죽은 세포로 모공을 막아버리기도 한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이런 상태가 되면 박테리아가 증식하고 그에 대한 반응으로 몸은 다량의 백혈구를 생산해 백혈구가 박테리아와 싸우는 염증 상태가 지속된다. 이에 죽은 박테리아와 죽은 백혈구가 염증 자리에 쌓이며 고름이 생기고 트러블이 된다.

피부 트러블과 지성 피부를 악화시키는 네 가지 근거 없는 설이 있다. 첫째, 트러블을 말려서 없앨 수 있다. 트러블은 피부 수분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피부의 수분이나 수분과 관련된 성분을 말리는 것은 피부에 손상을 입히고 피부의 항염‧회복 능력을 떨어뜨려 박테리아가 자라게 만들며 피지를 흡수하는 것은 피부를 거친 성분으로 마르게 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둘째, 피부가 지저분해서 트러블이 생긴다. 이 잘못된 믿음은 피부를 과도하게 고형 알카리 비누로 세안하게 하는데 이는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고 자극을 증가시킨다. 또 피부 표면의 오일을 없앨 뿐만 아니라 피부 아래층을 건조하게 하는 최적의 조건을 초래한다. 셋째, 트러블만 꼭 집어서 치료할 수 있다. 물론 피부의 붉은 기나 부종을 살리실산(BHA)이나 벤조일 퍼옥사이드가 들어 있는 제품으로 줄일 수는 있지만 이것이 여드름을 치료하지는 않는다. 뾰루지 하나만 생각하는 것은 그 밑에 생성되고 있는 트러블에 대해서 간과하는 것이다. 넷째, 피부가 따끔거리면 효과가 있다. 피부를 따끔거리게 만드는 성분에는 알코올·멘톨·페퍼민트·유칼립투스 등이 있는데 이들 성분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제품에 들어 있다. 이런 성분은 피부에 자극을 주고 자극 받은 피부는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모공에 있는 신경을 자극해 피지 분비를 활성화시킨다.

트러블에 대항하기 위한 필수적인 방법은 우선 피부에 자극을 주는 제품은 사용하지 않고 순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비누와 같은 제품을 얼굴에 사용하지 말고 약산성 세안제를 사용해야 한다. 또 흉터가 남을 수 있기 때문에 트러블을 무턱대고 짜지 말아야 한다. 얼굴을 너무 뜨겁거나 차게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 뜨거운 찜질이나 얼음 찜질이 여드름을 치료하거나 낫게 만들지 않으며 오히려 염증을 유발하거나 여드름을 심하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두꺼운 왁스 제형의 모발 제품, 헤어스프레이 등을 바르지 않는다. 이런 제품의 성분이 피부에 닿을 경우 모공을 막기 때문이다.

여드름은 손으로 짜지 않고 깨끗이 관리하는 것이 여드름흉터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특히 여드름이 나기 시작하는 사춘기부터 손으로 여드름을 만지지 않을 것을 습관화 하고 기름진 제형의 화장품 사용을 줄이고 깨끗한 세안과 세심한 생활 관리가 동반되어야 제대로 된 여드름 관리가 될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은 여드름 흉터를 가리기 위해 과도한 메이크업을 하기도 하는데, 여드름 흉터가 있는 경우에는 두꺼운 화장을 하는 것보다 근본적인 흉터 개선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뉴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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