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가게’를 지키려는 사람들을 지원하자
‘백년가게’를 지키려는 사람들을 지원하자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8.1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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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중앙로의 늘봄꽃집과 이태리안경, 제주시민회관 인근 오현길에 있는 이경은헤어팜. 이 업체들은 지난 10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지정한 제주지역 ‘백년가게’ 3곳이다.
늘봄꽃집은 결혼식 부케 제작 분야의 상징적인 업소로 31년간 3대째 가업을 이어온 꽃집이다. 이태리안경은 정직함을 최우선으로 41년간 운영하고 있는 안경점이다. 또 이경은헤어팜은 1974년 개업 후 대한민국 명장을 수여받는 등 기술력을 갖춘 미용업소다.
이에 앞서 서귀포시 향원복집과 제주시 짱구분식이 선정됐으니 제주지역 ‘백년가게’는 모두 5곳으로 늘어났다.
지금 소상공인들의 점포는 경제난 속에서 자영업자의 무덤이 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가게를 운영하면서 30~40년만 버텨도 존경할 만한 대상이다.
대를 잇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백년가게’에 선정된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최근 일본의 역사왜곡을 생각하면 일본의 문화를 언급하기 싫지만 분명 배울 점이 있다. 일본에는 지역 대표 맛집인 ‘시니세’(老鋪)가 있다. ‘시니세’는 업력 100년 이상의 오래된 점포를 뜻한다. 그 긴 세월을 버텨온 힘은 ‘시니세’ 특유의 맛과 계승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시니세’의 맛과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절대적인 신뢰와 믿음이 깔려 있다.
우리나라는 100년 이상 존속하는 소상공인 점포가 90여 개인 반면 일본은 2만 2000여 개에 달한다. 소상공인들의 5년 생존율도 27.5%에 불과하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2018년부터 업력 30년이 넘는 음식점, 도소매점을 엄격히 평가해 ‘백년가게’라는 특별한 인증서를 주고 있다.
오래된 역사뿐 아니라 경영자의 혁신의지, 제품·서비스 차별성 등을 종합 평가해 선정한다.
중기부는 이들 백년가게를 소상공인 성공모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전문 컨설팅 등의 지원에 나 선다. 또 오는 14일부터 ‘백년가게 방문 인증샷’ 이벤트도 진행한다.
문제는 기대 못지않게 우려되는 점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혹여 반짝 효과에 그친 보여 주기식 정책으로 변질될까 우려된다. 매년 1~2년 안에 보따리를 싸는 가게가 수두룩해 여전히 창업과 폐업이 되풀이된다.
선정된 가게가 정말로 백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책이 따라야 할 것이다. ‘노포’를 지키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제주지역에 ‘백년가게’가 더 많아져 선순환식 자영업 생태계 조성이 구축되길 기대한다.

뉴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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