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류 물가비상, 장기적 안정대책 서둘러야
채소류 물가비상, 장기적 안정대책 서둘러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8.10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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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물가의 잣대인 신선식품 가격이 한 달 전보다 무려 갑절 가까이 폭등세를 보이는 등 물가비상이 걸렸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가 지난 7일 도내 전통시장에서 채소류 소매가격을 조사했더니 청상추(100g)는 한 달 전보다 96% 오른 1430원, 시금치(1㎏)도 8794원에서 1만3300원으로 한달 새 51% 급등했다. 애호박은 개당 1430원에서 2160원으로 51% 올랐고 얼갈이배추는 2300원에서 3000원으로 30% 상승했다. 파프리카(200g)는 1252원에서 1530원으로 22% 오르는가 하면 적상추와 깐 마늘, 양파, 수박, 토마토 등도 뛰었다.
거의 모든 야채류가 폭등했다는 얘기로 가히 ‘농산물 가격 쇼크’라고 할 만하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도내 농·축·수산물 물가가 지속된 장마 영향 등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3.8% 올랐다.
문제는 이달 들어 집중호우 여파로 채소류 가격이 더욱 가파르게 뛸 것 같다는 데 있다. 내륙 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와 홍수 사태로 채소류는 물론 식량작물과 과일류, 축산물 등에 이르기까지 농축산물 피해가 엄청나게 커진 때문이다. 당연히 생산량과 출하량 감소에 따른 추가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다.
기본적 먹을거리인 채소류 가격 폭등은 바로 서민들의 가계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 비춰 보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이래저래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서민들만 죽어나갈 판이다.
이번 채소류 가격 폭등은 봄철 저온 현상에 여름 폭염, 폭우와 태풍 등의 영향이 컸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우리나라 기후가 급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불규칙한 날씨로 인한 농산물 작황 악화와 그에 따른 신선식품 가격 고공행진이 상시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기적인 채소류 수급 안정 대책도 필요하지만 좀 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물가 안정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얘기다.
농산물 물가 얘기가 나올 때마다 반복되는 주문이지만 시장 경쟁 촉진, 농산물 유통 구조 개혁과 직거래 장터 활성화, 품종 개량, 소비자 감시 강화 등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
거듭 강조하지만 기후 변화와 신선 식품 가격 급등은 이제 하나의 현상으로 고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대두되고 있다.
단순한 물가 차원을 넘어 안정적인 먹을거리 확보 차원에서도 이에 대한 구조적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

뉴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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