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화폐’, 지역자금 역외유출 창구 안 돼
‘제주화폐’, 지역자금 역외유출 창구 안 돼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8.1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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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발행하는 이른 바 제주 지역화폐 발행을 앞두고 이런저런 걱정스러운 말들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제주 지역화폐 발행이 미뤄지거나 지체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실제 지역화폐 발행 때까지 현재 드러나고 있는 문제들을 해소해 나가는 것이다. 이들 문제 가운데 하나는 지역화폐가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창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지폐형(지류형) 상품권을 도입하지 않아 지폐 사용에 익숙한 고령층의 이용 불편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제주도가 발행할 예정인 지역화폐는 카드와 모바일 등 2종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지난 7일 제주 지역화폐 운영 대행사를 선정하기 위한 제안요청서를 도청 홈페이지 등에 공고했다.
제주도의 이번 공고 내용만 놓고 본다면 지난 5일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가 제주도를 상대로 긴급현안 업무보고를 받을 때 주문했던 지류형 도입과 지역 금융업체 참여 방안, 자본 역외유출을 막기 위한 장치는 빠진 상태다. 제주도는 이들 문제가 지역화폐 운영 대행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해당 과제들을 해소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렇지만 제주도가 ‘사업의 공식 전제 조건’이나 다름없는 제안요청서에 포함되지 않은 중요 사안을 업체 선정과정에서 반영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
일단 제주도의 방침은 지류형 미도입에 따른 고령자 불편에 대해서는 공모 참여 업체에 해소방안을 요구하는 한편 지역자금 역외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지역화폐 판매과정에서 발생하는 자본을 특정 계좌에 예치해 관리하도록 한다는 방안이다. 말 그대로 제주 지역화폐는 제주에서 발행하고 제주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나아가 제주 지역화폐는 자금 역외유출 방지와 상권 활성화는 물론 경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다는 절대 명분이 따른다. 제주 지역화폐는 제주에서만 쓸 수 있는 화폐로 이를 통해 창출된 이익은 고스란히 제주에서 유통되는 효과가 발생해야 한다.
지역화폐는 서울 등 타 지방에 본점을 둔 대형 자본 기업이 올린 수익을 지역에 환원하지 않고 본사로 가져가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의 하나가 돼야 한다.
제주도는 현재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도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업체 선정의 투명성이 첫째다. 그래야 제주 지역화폐가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는 제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제주 지역화폐가 도의회는 물론 도민들이 지지하고 공감해야 하는 이유다.

뉴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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