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포항 망신살 뻗칠라
성산포항 망신살 뻗칠라
  • 김현종 기자
  • 승인 2020.08.04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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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포항을 이해할 수 없다. 여객선도항선이 오가는 항구를 버스 타고 못 가니 말이다.

현재 대중교통을 이용해 성산포항 여객터미널에 가려면 400m 떨어진 정류장에 내린 뒤 걸어가야 한다. 요즘 같은 폭염이나 악천후 땐 도보 이동의 고충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시민들의 발이란 버스가 항구를 경유하지 않다니 비정상도 한참 비정상이 아닐 수 없다.

원래 성산포항 여객터미널 주차장에 버스 정류장이 있었지만 2015년 그곳에 주차타워를 짓는 과정에서 현 위치로 옮겨졌다. 그런데 주차타워 공사가 끝난 후 행정당국과 성산리 주민들 간 정류장 원상복구에 대한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 지경에 이르렀다.

성산포항 주차장은 성산리 마을이 위탁 관리한다. 주민들은 하루에 렌터카 수천 대가 주차장에 진입하기 때문에 버스가 경유하면 심각한 교통정체가 발생할 거라고 우려한다.

실제 지난해 성산포항 주차장을 이용한 렌터카가 하루 5000대를 넘은 날이 140여 일에 달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성산 기반 택시들의 영업에 유리하도록 일부 주민이 버스 경유를 반대한다고 의심하는가 하면 성산우도 주민 간 오랜 감정의 골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시선이 있다.

때마침 당국이 버스가 성산포항 여객선터미널 주차장을 경유하되 교통정체가 생기지 않도록 전용차로를 운영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주민 협의에 나설 예정이라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다만 시간이 많지 않다. 최근 성산포항과 전남 녹동항을 오가는 여객선까지 취항했으니 전국적으로 망신살이 뻗치는 건 시간문제일 테다. 비정상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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