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길었던 장마 물러나자마자 시작된 폭염
가장 길었던 장마 물러나자마자 시작된 폭염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0.08.02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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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 올 여름 제주의 장마 기간은 1973년 이후 가장 길었다.

지난 6월 10일 올해 첫 장마가 시작된 이후 지난 달 28일까지 제주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했다.

장마기간 강수일수는 29.5일로 역대 가장 많았다. 1.7일에 한번 꼴로 장맛비가 내린 셈이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우리나라 주변에 찬 공기가 정체,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상하지 못하고 일본 남쪽에 머물러 장마전선이 제주도 부근에 정체한 기간이 길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매해 장마로 인한 피해는 반복됐지만 특히 올해 더덕이나 콩, 수박 등 밭농사 피해는 심각했다.

비가 내렸다 그치길 수없이 반복하다보니 농가들 대부분이 방제시기를 놓쳐 작물들이 병충해를 입어 제대로 생육을 못 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난 달 초 파종을 했어야 할 당근은 밭고랑조차 파지 못 했다.

제주농업기술센터에서 장마로 피해 입은 농가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제주지역 곳곳에 생채기를 낸 장마가 지난 달 28일 물러나자 공교롭게도 같은 날 제주 동부와 서부, 북부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지난 달 31일 제주 남부에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제주 전 지역이 무더위 속에서 이달을 맞이했다.

또한 열대야 현상도 같이 나타나면서 도민들은 온 종일 더위와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가정에 냉방기기가 부족한 저소득층과 온열 질환에 취약한 고령층 등에서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이에 행정당국은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저소득층이나 고령층 등을 위해 무더위 쉼터를 일부 개방했다. 무더위를 피할 도로 위 그늘막 추가 설치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염은 장마와 달라야한다.

본격적인 폭염 속 피해 예방을 위해 행정당국의 절실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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