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고도 살쪘던 이들을 위해
굶고도 살쪘던 이들을 위해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7.1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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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진 한의사

엘리트스포츠 선수가 코치진에게 가혹행위 당하다 세상을 등진 일이 발생했다. 야만적인 폭력들이 밝혀지고 있지만 한의사 관점에선 철인경기처럼 에너지소모량이 큰 선수에게 체중조절과 식단 관련, 코치진의 막무가내식 금식 처치 그 자체부터가 신체적 고문이었단 생각이 든다. 살에 대한 고찰을 통해 체중감량의 유형들을 살피고자 한다.

살은 대개 지방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부종이 만성화돼 체액이 정체됐거나 염증이 만성화된 경우도 체중증가를 초래하는 살이 될 수 있다. 고로 체중을 증가시키는 요소 중 자신이 해당되는 것을 잘 관리해야 감량에 성공할 수 있다. 원인을 잘못 진단한 데다, 운 없이 반대의 방법으로 노력했다면 아무리 굶고 운동해도 체중이 증가할 수도 있다.

임상에서 빈발하는 원인별 비만의 대표유형으로는 많이 먹어서 생기는 뱃살형과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아서 생기는 염증형’(셀룰라이트)이 있고, 순환이 안 돼 찌는 부종형’, 과로로 인한 신허형이 있다.

부종형은 크게 아침 상체 심장형 부종과 저녁 하체 신장형 부종으로 나뉘는데 부종의 만성화 또한 체중증가의 대표적인 예이다. 부종이나 압박, 조직경직으로 순환력이 떨어지다 보면 노폐물의 배출이 원활하지 못 해 만성염증반응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속칭 셀룰라이트라고 한다. 더 나아가 몸이 천근만근 무거우면서 피로 누적 시 한의학적으로 선천의 에너지(, 생식기능)가 저장되는 콩팥 기능이 저하되는데 이때 활동량이 감소하면서 에너지 대사 소비량을 줄여 체력을 갈무리하는 경향이 발생한다. 이는 체중이 증가할지언정 감소는 하지 않는 상태로 대표적인 억울한 비만에 해당한다.

굶어도 운동을 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엘리트 스포츠 선수도 그릇되게 훈련하게 되면 신허형, 부종형 같은 허증형 비만을 피할 수 없다. 체력이 괜찮은 초반에는 그래도 몸이 감당할 수 있기에 굶고 운동해도 체중이 감소해 감량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데, 재차 무리한 운동을 반복할 경우 언젠가는 허증형 비만에 이르게 된다.

과학적 체력관리(영양·휴식·적정강도)가 없는 정신력에 의존한 다이어트는 오히려 신속한 방전에 이르기에 엘리트 선수들이 운동능력이 약했던 일반인들보다 빠른 노화를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요컨대 노화는 예외 없이 두 가지로 귀결되는데 근력감소와 체중증가가 그것이다.

굶어도 찌는 허증형 비만이 있다는 간단한 한방상식만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안타까움에 기고를 한다. 일반인이었다면 벌써 응급실에 실려 갔을 상황을 엘리트 선수들은 강했기에 잘못된 지도마저도 묵묵히 견뎌냈다. 그중 일부는 지도자의 잘못을 바로잡고자 용기를 냈다. 그리고 얼마 전 그 용기를 외면하는 세상에 등진 고() 최숙현 선수. 운동에 매진했던 순수한 영혼이여 세상의 위로를 꽃길 삼아 간 하늘에서 사랑과 안식이 영원히 함께하길 빈다.

뉴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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