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일상 휘젓고 떠난 여행자의 이기심
도민 일상 휘젓고 떠난 여행자의 이기심
  • 문유미 기자
  • 승인 2020.07.19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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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노심초사하던 일이 결국 현실이 됐다. 

최근 5박 6일 일정으로 제주를 다녀간 뒤 서울 광진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의 밀접 접촉자 4명이 도내에서 연이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제주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광진구 확진자가 여행 내내 머물렀던 한림읍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1000건이 넘는 코로나19 검사가 진행됐으며 관내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교 등원·등교가 중지됐고 주변 상권 또한 인적이 끊기면서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제주 방역당국은 혹여나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지역사회로 n차 감염이 확산하지 않을까 마음을 졸이고 있다.

장기화하는 코로나19 국면 속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여행을 할 거라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최대한 안전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와 함께 관광객 스스로의 책임감이 절실히 요구돼 왔다.

그러나 이기적인 일부 관광객의 행태를 보면 불쾌감이 밀려든다.

이번 광진구 확진자에 앞서 지난 3월과 6월에도 제주여행을 다녀간 서울 강남구 모녀와 경기 안산시 주민이 각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유감스럽게도 이들 모두 여행 도중 몸살·기침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가 나타났음에도 해열제까지 먹어가며 여행을 계속했고 내내 제주를 활보하다 본거지로 돌아간 직후에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결국 이들이 떠나고 난 제주에서는 애먼 주민들이 공포감에 떨며 진료소에 줄지어 검사를 받아야 했고 죄 없는 아이들이 학교조차 가지 못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역시 수차례 강조해온 만큼 제주는 대표 관광도시이면서도 70만 도민이 삶을 영위하는 일상의 공간이다. 

부디 여행자들이 가져야 할 책임감과 행동의 무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이기적인 관광객들이 떠난 자리에서 제주도민들의 일상이 무너져야 할 이유는 없다.

문유미 기자  mo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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