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트렌드 변화 주도하는 마을 리더 역량 강화 필수”
“소비자 트렌드 변화 주도하는 마을 리더 역량 강화 필수”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7.1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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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24. 마을 경영을 위한 준비

7월 7일 도농교류의 날, 서울서 페스티벌 개최…교류활성화 기여 기업·단체 등 포상
양평 ‘외갓집 마을’ 숙박형 청소년 프로그램 인증·체험객 10만명 유치로 산업포장 이목
마을 리더 육성 위한 교육사업 필요,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 모델 구축 노력 전개 박수
도농교류활성화를 위한 충청남도·대전광역시·세종특별시가 공동 개최한 고향마실 행사. 어린이 손을 잡은 젊은 엄마·아빠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도농교류활성화를 위한 충청남도·대전광역시·세종특별시가 공동 개최한 고향마실 행사. 어린이 손을 잡은 젊은 엄마·아빠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올 장마는 지역적으로 집중호우로 이어지는 것 같아 시설물과 농작물의 관리가 어느 때보다 크게 요구된다.

오묘하게도 힘들게 일하는 농부들과 농촌에 휴식을 주기 위해서 하늘이 만들어준 기회인 장마는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흔치 아니한 시간일 것이다. 과거 시설농업(하우스 농업)이 없을 때는 영농시계가 완전히 정지돼 있는 시기였을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의 농촌은 시설 내에서의 다양한 작물들이 재배가 되고 있어서 장마철 역시 한가함을 즐길 여유가 없어 보인다.

만감류의 열매솎기가 분주하고 언제 사라질지 기약이 없는 코로나19로 전 세계의 뉴스 첫 머리가 코로나 상황을 먼저 알리는 것이 일상화됐고 조금만 몸에 이상 징후를 느껴도 혹시 코로나에 감염된 것이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요즘이다.

농장 방제를 위한 농약 살포시에나 착용했던 마스크가 감염 예방을 위해 생활화됐고 미착용시엔 타인의 눈초리에서 불편한 시선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 돼버렸다.

농촌의 마당을 벗어나면 북미관계, 남북관계 등 대외적인 문제들이 관심을 끌고 국내에서는 검언유착 의혹, 법검의 충돌 등 너무나 큰 이슈들이 많음에도 우리의 관심은 올 겨울 감귤작황과 가격과 정부 수매가 끊겨버린 보리농사에 대한 대체작목, 월동엽근류의 파종과 소비 예상이 주를 이룬다.

모든 것이 멈춰버린 것 같은 시기임에도 우리 농촌은 쉼 없는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지난 7일은 2013년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도농교류의 날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자 매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8회째를 맞고 있는 도농교류의 날 기념식은 코로나19의 엄중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더 플라자 호텔에서 진행됐다. 그동안 여름휴가 페스티벌 행사장이나 서울 청계광장에서 개최됐었다.

이날 기념행사에서는 도농교류활성화에 기여한 기업, 단체 마을 대표 등에 대한 포상이 이뤄졌다.

올해 산업훈장(석합)은 전북 장수군 장계농협 곽점용 조합장이 수상했다.

장계농협은 매년 직거래 장터인 장계 가는 날을 개최하고 장수레드푸르의 운영 등을 운영해 도시민 교류 및 농촌 활력화에 기여해 그 공로를 인정받았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보는 것은 농촌 마을들이다.

외갓집 체험마을 모든 주민들이 함께 김장 체험을 하고 기획하고 진행한다.
외갓집 체험마을 모든 주민들이 함께 김장 체험을 하고 기획하고 진행한다.

경기도 양평군의 스타마을인 외갓집 마을의 김주헌 대표는 전국 최초로 숙박형 청소년 활동 프로그램 인증을 받았고 11촌 추진, 로컬푸드 판매촉진과 농촌 체험객 10만 명 이상의 유치 등을 통해 도농교류와 농촌사회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산업포장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전북 순창의 고추장 익는 마을 최광식 대표가 대통령상을, 전남 순천 용오름 마을 강순구 대표가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이들 마을들의 공통점은 마을 리더들이 자신의 시간과 역량을 짧게는 7년 길게는 십수년을 마을공동체의 가치증진과 공동체의 복원을 위해서 헌신 투자해 왔다는 것이다.

스타마을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헌신적인 리더의 역량투자와 주민들의 공유와 공감 그리고 소비자들의 감동과 만족을 이끌어 내야만 가능한 것이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미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마을의 유휴자원과 농산물을 적극 활용하고 전문가와 소비자의 의견을 소중히 청취할 수 있는 귀가 열려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본다.

또한 이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끊임없는 교육의 참여다. 소비자 트렌드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은 모든 사업에서 가장 우선시 되는 과정이다.

대부분의 농촌마을 리더들의 역량은 부분적으로 부족함 투성일 수밖에 없다.

기업이나 공무원 조직처럼 훈련돼서 그 자리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선거 또는 추대에 의해서 마을 대표를 맡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역량 또한 단시일 내 갖춰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타 사례의 모방이나 독선을 통해 마을 경영을 해나가려고 한다. 임기가 2, 3년으로 짧기 때문에 완성된 성과가 나타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 될 수밖에 없다.

교육사업의 목적은 실천할 수 있는 리더의 육성에 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각양각색의 교육사업들이 진행돼 왔지만 그 교육사업의 성과에 대해서는 충분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각종기관단체에서 시행하는 교육 사업들이 큰 틀에서 차별화되지 못해 오히려 교육 수요자인 마을의 리더 그룹들에 대한 피로감만 누적시키고 있지는 않은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그동안 도내에서 진행해왔던 수많은 교육 사업에 대한 점검과 평가, 대안까지 제시해 보려는 의욕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원장 허정옥)이 주축이 돼 전문가 그룹과 교육수요자들과의 다양한 토론과 자문을 통한 효율적이고 가치 있는 교육사업의 모델을 구축하려는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무척이나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가 오래 전 본 칼럼에서 교육사업에 대해서 피력했던 기억이 난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논의가 시작된다는 것은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는 개연성에 박수를 보낸다.

결코 바람직 할 수 없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 될수록 농촌은 위기이기도 하겠지만 더욱 큰 기회가 될 것이다.

치유와 힐링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갈 곳은 정해져 있다. 금수강산으로 대표되는 농어촌이 바로 그곳이다.

한 걸음씩만 앞서 나가자. 그 한 걸음으로 농촌의 가치를 알리며 소비자가 그 가치에 대해서 환호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철학과 확신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학습이 있어야만 될 것이다.

 

뉴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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