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누웨마루 상인들의 한숨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누웨마루 상인들의 한숨
  • 문유미 기자
  • 승인 2020.07.13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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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웨마루거리, 최악의 상권 붕괴 위기
코로나 여파 외국인 관광객 발길 ‘뚝’
인적 끊기며 휴업 잇따라 스산한 분위기
회복세 기약 못해 상인들 불안감 커져
13일 오전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3일 오전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개월째 개점 휴업 상태입니다. 손님들의 발길이 언제 다시 돌아올지 기약없는 상황을 버텨내기가 고통스럽습니다”

반 년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제주를 찾는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사실상 끊기면서 한때 ‘제주 속의 중국’으로 불리던 누웨마루거리 일대 상권이 최악의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13일 오전에 찾은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는 간혹 거리를 지나가는 행인 몇몇이 눈에 띌 뿐 그야말로 썰렁한 모습이었다.

오전 11시를 넘긴 시각에도 음식점과 약국, 액세서리가게 등 상당수의 점포가 문이 굳게 닫혀 있었으며 아예 폐점하거나 임대를 내놓은 가게도 어렵지 않게 눈에 띄었다.

옷 가게와 화장품 상점 등 문을 연 몇몇 판매점들을 둘러봐도 가게 주인이 홀로 매장을 지키고 있을 뿐 손님이 있는 곳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실제 누웨마루거리에서 24시간 영업하거나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문을 열던 가게들도 상당수가 영업시간을 단축, 오후 늦게 문을 열고 예전보다 일찍 셔터를 내리고 있다는 게 상인들의 전언이다.

이곳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김모씨(64·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 고객이던 중국인들의 발길이 아예 끊기면서 가게 매출이 10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며 “인건비 감당할 여력이 안돼 한 명 있던 교대근무 직원마저 내보내고 아들과 둘이 장사를 꾸려나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이어 “이 거리에서 6년째 장사하고 있는데 메르스 때, 사드 타격 때도 이 정도로 심각하진 않았다”며 “저녁 시간대면 지나다니는 사람이 적을 뿐더러 불 켜진 가게도 몇 없어 거리 자체가 스산한 느낌이 드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 이후 제주 무사증 입국이 중단되고, 국제선 직항노선마저 완전히 끊기면서 누웨마루거리의 주 고객이던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지난해만 해도 하루 평균 4000명 이상의 외국인 여행객이 제주를 찾았지만 최근에는 하루 100명 안팎 수준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여름 휴가철 돌입 등으로 부분적인 회복세를 보이는 내국인 시장과 달리 외국인 관광시장은 회복세를 기약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텅 빈 거리를 바라보는 상인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또 다른 상인 이모씨(48)는 “몇 달째 개점 휴업 상태로 어떻게든 버텨보고는 있는데 이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예상조차 안돼 막막하고 불안하다”며 “오래 장사했던 옆 가게를 비롯해 주변 가게 몇몇은 이미 문을 닫았다. 나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신애복 누웨마루거리상점가 상인회장은 “말 그대로 거리가 싸늘하다. 상당수 가게가 운영시간을 단축했으며 중국인 전문으로 영업하던 곳들은 견디다 못 해 인건비라도 아끼려고 문을 닫은 상황”이라며 “최근 관광객이 다시 들어오고 있다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여전히 전무한 실정으로 외국인 겨냥 상권인 누웨마루거리는 사드 타격 때보다도 훨씬 힘든 상황에 직면해 있다. 불가피한 악재로 고통받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행정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문유미 기자  mo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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