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뛸 때는
금값이 뛸 때는
  • 부영주 주필·편집인/부사장
  • 승인 2020.07.1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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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에 있어 대항해시대는 황금에서부터 시작된다.

콜럼버스의 항해도 목적은 오로지 황금이었다. 1492년 아메리카로 가는 항해일지에 황금을 갖는다는 건 영혼의 천국행을 도와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기록했을 정도다. 이쯤 되면 탐험가라기보다 금 사냥꾼이다. 콜럼버스 항해를 후원한 스페인 국왕 페르난도 2세도 그에게 주문한 건 금을 가져와라였다.

태양의 제국 잉카도 1532년 대서양을 건너 금을 찾아 나선 스페인의 프란시스코 피사로에 의해 멸망했다. 쇄국정치를 펴던 조선이 1876년 개방하게된 것도 금 때문이었다. 1880년대 세계 열강이 차지한 조선의 금광산을 보자.

미국은 운산 금광, 독일은 당현금광·선천광산, 영국은 은산광산·수안광산·영평 사금광·구성광산·초산광산, 일본은 직산금광·창원금광, 러시아는 경원광산·종성광산, 프랑스는 창성광산, 이탈리아는 후창광산을 차지했다.

올해 6월 현재 한국은행 금 보유량은 104.5t 정도다. 그러나 우리나라 민간이 가진 금은 공식 통계가 없지만 이보다 3~4배 많은 수백t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1997년 외환위기 때 당시 국민적인 금 모으기 운동350만명이 참가해 227t을 모았으니 장롱속의 금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만하다.

요즘 금 사재기 열풍이다. 금 수요가 급증하자 골드바 판매량은 최근 크게 늘어났다. 금값도 그야말로 고공행진이다. 하루평균 금 거래대금은 지난해보다 139.8%가 증가했다. 금 가격은 6개월 사이에 22%나 상승했다. 1g당 가격은 연초 55270원에서 지난달 말 68640원으로 올랐다. 금 한돈(3.75g)값이 257400원이다.

이러니 너도 나도 금, , 금열풍이 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금값이 100%이상 뛴다는 전망도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1트로이온스(31.1g, 8.294) 가격이 3개월 내 1800달러를 찍고 1년 이내에 2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메리카은행은 금값이 300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나라에서 돈은 찍어내도, 금은 찍어내지 못한다는 보고서 제목부터 이를 뒷받침한다. 금값이 계속 오른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이 경쟁하듯 돈을 펑펑 푸는 데다 이로 인해 세계 시장 불안정성이 커질 것이라는 점을 금값 상승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런데 우리 정치권은 인플레나 재정적자를 두려워 말고 더 공격적으로 돈을 풀라고 한다.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시장의 충격과 불안을 가라앉혀야 한다는 것이다.

돈을 풀면 풀 수록 금값은 올라간다. 이른바 동학개미들이 금시장으로 몰리는 건 당연하다.

KRX 금시장의 투자자별 거래를 보면 개인이 63.2%로 지난해에 비해 7.1%포인트 늘었다. 국내 금 투자자의 절반 이상이 20~30대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20~30대들이 목돈이 필요한 부동산 대신 금으로 눈을 돌린다. 종이돈을 못 믿겠다고 믿을 건 금밖에 없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는 장기화될 전망이고 앞으로도 돈은 계속 풀릴 것이다.

상당기간 저금리는 지속 될 것이다.

벌써부터 이자소득을 기대할 수 없게 된 은퇴자들은 숨통이 턱턱 막히고있다.

앞으로 금열풍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시장 원리상 위기 때 돈값은 내려가고 금값은 올라간다는 게 정설이다.

역으로 금값이 뛸 때는 세상이 위기로 간다는 말이다.

최영 장군이 고쳐 말한다.

금은 금이요, 돌은 돌이다.”

제주시내에 금 이빨 삽니다는 상점도 더 많아졌다.

 

부영주 주필·편집인/부사장  boo4960@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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