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왜 되풀이되는가?
문제는 왜 되풀이되는가?
  • 변경혜 기자
  • 승인 2020.07.0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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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고(故)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떠난 지 열흘이 되는 지난 6일 대한철인3종협회는 폭행과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지목된 김규봉 경기시청 감독과 주장 장윤정을 영구제명하고 또 다른 폭행가담자인 선배 김씨에 대해 10년 자격정지 징계 결정을 내렸다.

꽃 같은 나이에 폭행과 가혹행위에 시달려온 그녀의 짧은 생. 이날 국회에선 그녀와 함께 몸담았던 동료들이 끔찍했던 일들을 하나씩 증언했다. 성추행과 금전 갈취, 전화통화까지 자유롭게 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에 듣는 기자들도, 말하는 그들 모두 말문이 닫혔다.

정치권에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의 관리감독 책임을 물으며 재발방지를 위한 전수조사를 주문했고 언론역시 지금까지 닫혀 있었던 체육계의 관행적 스포츠 카르텔에 대한 비판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돌이켜 생각해보자. 쇼트트랙 스타 심석희 선수의 폭행사건이 터져 발칵 뒤집혀졌던 것이 2018년 1월이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계주팀 금메달 주역인 심석희가 문재인 대통령이 진천 선수촌을 방문했을 당시 불참하며 알려진 폭행사건이 불과 2년 전이다. ‘감기몸살’이라던 심 선수 역시 수년 동안 폭행과 성폭력으로 지옥같은 삶을 살았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전수조사, 관련 기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기사가 당시에도 쏟아졌다.

왜 달라지지 않는가, 왜 되풀이되는가? 정부부처와 관련기관들의 책임을 물으며 훈수를 두는 언론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세상을 떠나기 전 5번이나 고통을 호소했지만 아무도 그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 모두 ‘폭력에 시달려도’ 메달을 따야만 하는 엘리트체육구조가 문제라고 얘기한다. 그 구조가 바뀌도록 언론도 지치지 말고 제대로 훈수하자. 그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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