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은 문화복합공간, 융·복합하면 새로운 가치 창출”
“농촌은 문화복합공간, 융·복합하면 새로운 가치 창출”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6.2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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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23. 제주관광 질적 성장 기본 ‘농어촌’

코로나에도 농촌다움 복원사업 기본계획 수립 진행·밭담 플랫폼 사업 유치 등 쾌거
道 지난해 공정관광육성 지원 조례 제정, 지속가능성 등 원칙 갖춘 농촌마을 제격
강화돼야 할 관광국 축소 ‘이슈’…서귀포시 마을활력과 폐지 계획 등 심히 우려
잠깐동안 거칠게 내린 장맛비가 밭을 호수로 만들어 버렸다.
잠깐동안 거칠게 내린 장맛비가 밭을 호수로 만들어 버렸다.

빗발이 거세다. 예년보다 약 보름정도 일찍 제주를 적시기 시작한 장맛비가 전국으로 확대돼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는 것 같다.

과수원을 제외한 거의 모든 밭은 수확이 끝나 잠시나마 숨고르기를 하고 있고 잠깐의 휴식기를 맞이한 촌부들도 막걸리 한 사발을 나누며 예측 불가능한 농업의 대안과 각종 정보를 교환하는 시기이기도 하며 내년 이맘때를 계획해야 하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혼미하고 엄중한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네 농촌은 상대적으로 조금은 자유로운 환경인 것은 분명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나 생활 속 거리두기는 우리 농촌의 농업인들에게는 일상이었지 않나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감염병의 위력은 마을의 사업들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했다.

마을마다 연례적으로 진행돼 왔던 행사나 축제는 취소될 수밖에 없었고 중앙공모 또는 지방공모에서 선정된 사업들 역시 진행이 더딜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 됐다. 뿐만 아니라 도내 20여 개 체험휴양마을들 역시 코로나19 여파를 고스란히 받고 있어 예약이 취소되거나 개점휴업 상태인 마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농식품부 공모사업에 응모했던 농촌다움 복원사업이 지방정부로 올해부터 이양되면서 도내 4개 마을(조천읍 와흘리, 한경면 청수리, 대정읍 무릉2, 남원읍 신흥2)20억 사업비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이 진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주시 마을활력과(과장 문명숙)에서는 연초부터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제주시 마을 만들기 워킹그룹과 온·오프라인에서 많은 토론과 협의를 통해 올해 일몰사업(2020년 마지막 공모)인 신 활력 플러스 사업(총 사업비 70)에 응모해 전국의 33개 기초단체와 경합해 당당히 20개 사업지구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

세계 중요 농업유산인 제주 밭담과 함께하는 힐링 제주 플랫폼 사업을 유치함으로써 제주의 정체성을 기초로 해 내년부터 2024년까지 제주 힐링 공유 인프라 구축과 힐링 플랫폼 운영체계 개발 및 활성화를 꾀하고 지역과 세대가 함께하는 힐링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전개될 것이다.

10년 전에 아시아에서 최초로 지정된 슬로우시티 청산도. 제주도가 관심을 가져야 될 부분이다.
10년 전에 아시아에서 최초로 지정된 슬로우시티 청산도. 제주도가 관심을 가져야 될 부분이다.

자연스레 코로나 이후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농업, 농촌이 선제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계획 수립이 돼야 할 것이다.

코로나가 바꿔놓은 일상은 연휴 또는 휴가철에 북새통을 이루었던 인천공항을 텅 비게 만들고 그들의 국내 여행지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그 중에서도 대안여행으로 농촌 관광 또는 지역 관광이 대세를 이룰 것이란 것은 누구나 예견 가능하다.

중요 관광지의 인위적으로 만들고 가꾸어진 모습이 아닌 우리의 뉴런과 시냅스가 자연스레 편안함과 넉넉함을 인지함은 물론 입가에는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하는 풍광을 우리의 농촌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원하지 않았던 미증유의 고통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은 코로나 국면에서 소비자의 심리일 뿐 아니라 700만명이 넘는 감정노동자들은 더 많은 치유와 에너지 충전을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그들의 힐링과 치유를 위해서 피난처가 아닌 휴식처를 찾고 있다.

점점 그 비중은 높아질 것이고 우리에게 준비에 대한 요구도 더더욱 강조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적절한 대비가 됐을 때 우리 농촌은 새로운 가치가 창출 될 것이다.

제주도는 이미 지난해에 제주 공정관광육성과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 됐다.

공정관광의 원칙은 경제적 지속가능성, 윤리적 관광 소비, 관광목적지 주민에 대한 공정한 편익분배 및 환원을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들을 가장 잘 이행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곳이 우리의 농촌이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농촌이라는 공간이 다양한 문화복합공간이며 그것을 적절하게 융·복합 했을 때 새로운 가치로 나타날 것이다.

그것이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을 만들어 내는 가장 기본이 될 것이다.

최근 제주도정에서 관광국을 문화체육대외협력국과 통합한다는 뉴스가 이슈가 되고 있다. 제주도의 관광국 축소통합 조직개편을 뜻하고 있다.

어처구니가 없다. 제주도가 관광산업이 제1산업이라고 여긴다면 관광국의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더 나아가서 콘텐츠의 다양화를 위한 전문가의 투입 등으로 양적성장에 매달려온 관광정책에 변화를 선도할 질적 성장이라는 패러다임에 걸맞는 조직으로 확충해야 제주도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데 조직 축소 계획을 이야기 하다니 어이가 없는 노릇이다.

소비자와 수요자는 요구하는데 관광 상품을 공급하는 제주도정이 딴전을 피는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되며 뿐만 아니라 제주도 마을들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아카이빙하고 더 나아가서 농촌마을공동체의 유지와 복원을 위해서 존치하거나 확충해야 될 마을 사업을 컨트롤하는 서귀포시 마을활력과의 폐지 계획도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이를 기획하는 현 도정의 머릿속과 가슴에는 무엇이 존재하는 지 들여다보고 싶다.

제주도의 가치는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관광시설이 아니다. 난개발로 인해 많이 망가져버렸지만 그래도 아직은 지역과 마을들을 고집스럽게 지켜온 주민들이 있었기에 그 가치가 빛을 발하는 것이다. 그 가치를 기반으로 오늘의 관광 제주를 만들어 왔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그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행정조직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마을들의 자존과 자긍심을 해하려 한다면 그는 이미 제주도민의 자격을 상실 한 것이다.

우매한 촌부인 필자가 제주도정에 바라는 것은 도정의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새로운 도전은 성패에 관계없이 어느 누구도 질타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응원할 것이다. 허나 도민과 마을들의 노력에 대한 의지를 약화시키거나 용기를 꺾을 때 그 회초리는 너무나 무서울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이야기 하고 싶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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