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空달’에 ‘空돈’은 동티 안 날까
‘空달’에 ‘空돈’은 동티 안 날까
  • 부영주 주필·편집인/부사장
  • 승인 2020.06.2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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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도 지난 주말을 끝으로 모두 지났다. ‘덤으로 있는 달’이라고해서 공달(空月)이라고 하는 올해 윤 4월에는 정부가 마련한 전 국민 ‘공(空)돈 잔치’도 벌어졌다.

하지만 웬걸. 공돈으로 돼지고기 사 먹고 술 사 먹으며 좋아라 할 줄 알았는데 그렇질 않았다. 사람들의 표정이 도무지 밝지 않고 총선이 끝난 정치판도 빈말 공담(空談)잔치로 날을 지새웠다. 이런 공허(空虛)함 때문이었을까. 계절도 가을날이 온 듯 봄을 막아섰다.

윤달은 귀신도 모르는 달이라고 한다. 그래서 “송장을 거꾸로 매달아 놓아도 탈이 없다”고 할 정도로 무엇을 하던 동티가 나지 않고 탈이 없다고 한다. 정말 그렇게 탈이 없어서, 올해 윤 4월에 나라와 지역사회가 ‘거꾸로 매달아 놓은 일’들이 동티가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공돈 받아먹고 두려운 것은 당연하다. 

윤 4월, 공월의 표정이 어두웠던 게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러고 보니 코로나19 사태도 이제 5개월. 지난 1월 20일 첫 확진자 발생 후 누적 확진자는 1만2000여 명으로 늘어났고 사망자도 280명이나 나왔다. 1차 대유행을 거쳐 한때 진정국면인가 싶더니 다시 재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인들이 말하는 60년 주기로 오는 ‘경자년(庚子年) 징크스’가 들어맞는 걸까. 하얀 쥐띠 경자년마다 난리가 난다는 것인데 1840년 청나라의 몰락을 불러온 아편전쟁이 시작됐고 1900년에는 외세 배척을 내세운 의화단 운동의 여파로 외국 군대가 베이징에 진격했다. 1960년에는 마오쩌둥의 대약진 운동 실패에 따른 대기근으로 3600만 명 이상이 굶어 죽었다. 그리고 올해 코로나가 터졌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가. 1960년 4·19가 터지고 수많은 젊은이가 피를 흘렸다. 그러나 이 혁명은 미완(未完)으로 남은 채 60년이 흘러 이번엔 코로나19 사태다.

▲길가엔 누가 버린 건지 잃어버린 건지 마스크들이 널려있다.

코로나 이후 생겨난 풍경이다. ‘코로나 쇼크’는 마른 논에 물 퍼지듯 파장이 사회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쇼크로 숨이 멎은 곳이 많고, 충격으로 정신이 나간 곳도 여러 곳이다. 

이미 여행과 항공 관광 외식 쪽에는 ‘수요 급감 쇼크’로 빈사 상태여서, 제주경제는 올 연말 회복력을 잃은 공황에 빠지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안타깝게도 위기는 한계·사양산업과 경제적 약자에 더 큰 타격을 입힌다. 그래서 경제위기는 무섭다. 

경기 하강기라고 해도 연착륙하면 약자도 충격을 덜 받는다. 그러나 경착륙 때는 다르다. 비상착륙 때 안전벨트 미착용자와 노약자가 위험에 더 노출되는 것과 같다. 지역사회에 노련한 ‘경제 조종사’가 나타나길 고대하는 이유다.

▲‘코로나 블루(blue·우울감)’로 우울증 환자가 늘었다는 통계도 나왔다. 심신과 사고의 치우침이 없는 균형감이 더없이 필요한 때다.

숲이나 공원 길을 걸으며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산소를 많이 들이마시면 순환기에 활력이 생겨 면역력이 평소보다 높아진다고 하니까.

그리고 슬픈 일이 있다면 체면 차리지 말고 울자.

눈물에는 불안·긴장감을 줄여주는 ‘카타르시스(정화)의 묘약’이 들어 있다. 

‘비누로는 몸을 씻고 눈물로는 마음을 씻는다’고 하지 않는가. 슬퍼서 흘린 눈물은 위로가 되고 기뻐서 흘린 눈물은 환희가 된다.

마음이 무너지면 몸이 함께 무너진다 하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서 오늘부터 생각의 근육을 키워야 할 것 같다.

또 한 가지. 

아무리 ‘공(空)짜 세상’이라고 해도 빈말 공담은 하지를 말고.

부영주 주필·편집인/부사장  boo4960@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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