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다룬 예술계, 오페라 한 편에 스미다
제주4‧3 다룬 예술계, 오페라 한 편에 스미다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0.06.21 16: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시와 제주4‧3평화재단, 오페라 '순이삼촌' 갈라콘서트
지난 20일 제주아트센터
제주시와 제주4‧3평화재단이 공동 제작한 오페라 순이삼촌의 주요 아리아가 지난 20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선뵀다.

“이 섬 출신이거든 아무라도 붙잡고 물어보라. 필시 그의 가족 중에 누구 한 사람이 아니면 적어도 사촌까지 중에 누구 한 사람이 그 북새통에 죽었다고 말하리라.”

사실주의 중편소설 ‘순이삼촌’ 원작자 현기영의 목소리로 시작, 제주4‧3당시 북촌리 희생자들의 이름으로 막을 내렸다. 제주시와 제주4‧3평화재단이 공동 제작한 창작 오페라 ‘순이삼촌’이다.

지난 20일 제주아트센터에서는 올 9, 10월 본 공연에 앞서 주요 아리아를 갈라콘서트 형식으로 선봬 본 공연의 윤곽을 드러냈다.

줄거리는 제주에서 4‧3으로 30년 간 트라우마를 감당해 온 순이삼촌이 자신의 아픔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옴팡밭으로 돌아가 아이들의 무덤 앞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내용이다.

첫 선을 보인 주요 아리아 7곡은 소설 원작 속 4‧3 가해자와 피해자, 이념 등 각기 다른 인물들의 시선을 담았다.

아이를 잃은 순이삼촌의 절망부터 ‘살아시난 다 살아진다’며 절망 속에서도 살아가야 한다는 할머니, 상수의 서북청년단 출신 고모부와 북촌학살 당시 장교 등 사건을 바라보는 각기 다른 시선을 반영했다.

무대 곳곳은 제주4‧3미술에 천착한 강요배 화백과 제주4‧3을 현장 중심으로 촬영해온 강정효 사진가의 작품들로 채워져 예술성을 더했다.

무대 아래 공간(오케스트라 박스)에는 제주도립교향악단이 들어가 정인혁 상임 지휘자의 지휘로 공연 내내 라이브 연주를 펼쳤다.

북촌 학살 당시 생존자 2인의 인터뷰 영상도 등장, 사실성을 높였다.

제주 극단 가람과 어린이합창단도 갈라콘서트에 참여하는 등 지역참여도 돋보인다.

한편 오페라 ‘순이삼촌’은 제주예술계가 주축이 돼 도내외 성악가 240여 명이 출연하는 대형 창작오페라다.

소설가 현기영의 ‘순이삼촌’을 원작으로 강혜명 소프라노가 연출 및 총감독을, 김수열 시인이 대본을, 최정훈 작곡가가 작곡에 나섰다.

본 공연은 9월 25, 26일 제주아트센터, 10월 1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뵌다.

공연 영상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