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북 강경입장…남북 ‘강대강으로’
청와대, 대북 강경입장…남북 ‘강대강으로’
  • 변경혜 기자
  • 승인 2020.06.1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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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한 수석 “사리분별 못하는 北, 매우 무례, 몰상식”
김여정 담화에 직설 화법 쓰며 “더이상 감내 않겠다”
김여정, 비공개 대북특사 제안 마저 “특사놀음” 거친 비난
대화단절 메시지까지…남북관계 급경색
김연철 통일장관, “남북파행 책임” 사의표명

청와대가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비공개 특사제안에도 공개적으로 거절한 담화에 대해 “매우 무례한 담화다” “몰상식한 행위”라며 더 이상 감내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남북이 강대강 대응이 이어지면서 남북관계가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

17일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의 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밝힌 ‘어떤 상황에도 한반도 평화는 돌이킬 수 없다’는 취지의 메시지에 대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거친 표현을 써가며 비난한 데에 대해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그간 남북 정상 간 쌓은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며, 북측의 이런 사리분별 못하는 언행을 우리로서는 감내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윤 수석은 “북측은 또 우리측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북특사 파견을 비공개로 제의했던 것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며 “전례없는 비상식적 행위이며 대북특사 파견 제안의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라는 입장도 전했다.

윤 수석은 특히 “최근 북측의 일련의 언행은 북에도 도움 안될 뿐 아니라 이로 인한 모든 사태의 결과는 전적으로 북측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북측은 앞으로 예의를 갖추기 바란다”고 직설적 표현을 써가며 유감의 뜻을 전했다.
이에 앞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문 대통령을 겨냥해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제목의 개인담화를 16일 ‘노동신문’을 통해 발표했다.

김 부부장은 장문의 담화에서 ‘남조선을 대표하는 최고수권자’라고 칭하며 “장황한 연설” “혐오감” “철면피” “뿌리깊은 사대주의”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김 부부장은 지난 4·27판문점 합의, 9·19평양공동선언의 합의사항이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해서도 “남조선당국자는 북남관계를 견인해야 할 책임있는 당사자”라며 “력사적인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하였을 뿐 아니라 8천만 겨레앞에 민족의 운명과 미래를 공언한 당사자로서 북남관계가 잘되든 못되든 그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지는 자세와 립장에 서는것은 너무도 응당한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합의사항 이행을 절박하게 촉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남북이 강경대응을 예고하는 한편 대화단절 입장까지 강하게 내비치면서 한반도 긴장관계는 당분간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 고유한 통일연구원장, 임동원·박재규·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박지원 전 의원 등과 오찬을 갖고 남북문제 해결을 위한 의견을 청취했다. 오찬에는 남관관계 파행의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한 김연철 통일부장관은 참석하지 않았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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